서울시가 한국야구위원회(KBO), LG트윈스, 두산베어스와 함께 잠실 야구장의 대체구장을 논의한다.
25일 서울시는 잠실 야구장 대체구장 논의를 위해 22일 KBO, LG, 두산 구단 측과 통합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구단측에서 추천하는 건설, 안전분야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추석 연휴가 끝나는 대로 협의체가 구성돼 이르면 10월 초 1차 회의가 개최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잠실주경기장 리모델링이 완공되는 2026년부터 잠실 돔구장을 착공해 2031년 12월까지 준공할 계획이다. 3만 석 이상의 국내 최대 규모 폐쇄형 돔구장으로 360도 개방형 콘코스(관중석과 연결된 복도공간)와 스카이박스·필드박스·패밀리존 등 각종 프리미엄석과 경기 조망이 가능한 호텔 객실 등이 설치되며 사업비는 5000억원 안팎이다.
문제는 돔구장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LG와 두산 구단 측이 사용할 대체구장이 확정되지 않으며 발생했다. 당초 시는 주경기장을 대체구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약 1만 8000명 규모의 관람객이 봉은교 방면 하나의 통로로 나오게 되며 제동이 걸렸다. 이 경우 폭 6m, 길이 약 100m의 임시경사로에 인파 밀집도가 다중인파사고 위험 수준인 1㎡당 6명을 초과한다.
시는 협의체를 통해 외부 대체구장은 물론 잠실민자사업을 단계적으로 시공하는 방안까지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KBO와 양 구단은 종합운동장역에서 주경기장으로 진입하는 남측 진출입로를 추가로 확보해 줄 것을 요청했는데 이 또한 논의 선상에 둔다는 취지다. 다만 단계적 시공을 전제로 하는 대체로 방안 역시 최소 300m 이상의 공사 구역을 통과해야 하는 안전 문제와 함께 10개월 이상의 공기 지연이 수반된다.
일각에서는 공기 지연이 확정될 시 민간사업자인 한화컨소시엄에서 사업을 철회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잠실민자사업의 총 사업비는 2조 1672억 원(2016년 기준)으로 최근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리가 7%대를 웃도는 점을 고려하면 사업성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잠실 야구장을 새로 건립하기 위해 KBO와 LG, 두산 등 현 구장을 사용하는 구단의 입장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LG와 두산 측이 추가로 요구하는 안건에 대해서도 분야별 전문가 의견을 포함해 최적의 대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