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유럽車협회 “관세 발효 안 늦추면 산업 다 죽는다” [뒷북 글로벌]

내년 1월 EU-英 전기차 자국 부품 45% 미만 시

관세 10% 부과 예정에 유럽자동차협회 탄원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따른 영국과 유럽연합(EU) 간 전기차 관련 관세 조항의 발효 시점을 내년 1월에서 2027년 이후로 미뤄 달라는 내용의 긴급 탄원서를 냈다. 예정대로 이 조항이 발효될 경우 유럽 내 전기차 생산량이 48만 대로 쪼그라들어 글로벌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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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 시간)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ACEA는 “EU와 영국을 오가는 전기차에 대해 부품의 45%를 두 지역에서 자체 조달하지 않을 경우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포스트 브렉시트 관세 조항’의 시행을 3년 후로 미루자”며 “내년 1월부터 적용하기에는 역내 공급망이 안정적이지 않다”고 호소했다. 이어 “해당 관세 조항 발효 시 유럽 내 자동차 제조 업체들은 3년간 37억 5000만 파운드의 손실을 입고 생산량은 48만 대까지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브렉시트 당시 영국과 EU는 값싼 수입 부품으로부터 유럽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전기차 생산 시 영국과 EU산 배터리 등 부품 사용의 의무 비율을 정하고 이를 어길 경우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하지만 유럽 내 전기차 부품 생산량이 예상만큼 빠르게 증가하지 않았고 유럽 자동차 제조 업체들은 관세 장벽에 직면하게 됐다. ACEA의 회장인 르노의 최고경영자(CEO) 루카 드 메오는 “치열한 국제 경쟁에 맞서 시장점유율을 확보해야 하는 이 시점에 유럽 전기차의 소비자가격을 올리는 것은 올바른 조치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관세 부과가 전기차 생산 비용을 높여 전기차 소비자 가격을 상승시킴에 따라 수입차와의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처한다는 논리다.

관세 조항 발효가 연기되려면 영국과 EU 간 합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영국과 달리 전기차 전환에 사활을 건 EU 집행위원회는 역내 전기차 부품 산업 강화를 위해 조항 변경에 강경한 입장이다. EU의 내부 시장 담당 집행위원인 티에리 브르통은 “자동차 제조 업체를 만족시키기 위해 이미 끝난 브렉시트 협상을 재개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강력하고 탄력적인 배터리 공급망이 하루빨리 유럽 내에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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