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과도한 차입을 통해 집을 사던 청년층이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개인사업자 대출로 자금을 확보해왔던 고령층 자영업자의 부실 가능성도 크게 높아졌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 안정 상황’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청년층 취약차주의 연체율은 8.41%로 1분기(8.00%)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해 2분기(5.80%)보다는 3%포인트나 높아졌다. 전체 청년층 연체율은 0.58%로 다른 연령층(0.81%)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취약차주는 다른 연령층(8.61%)과 비슷한 수준이다. 취약차주는 저소득 또는 저신용이면서 3개 이상 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경우를 말한다.
청년층 대출이 급격히 늘어난 것은 전세자금대출 확대와 함께 특례보금자리론이 공급되자 주택담보대출을 적극적으로 받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자산 측면에서 채무 상환 능력이 점차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청년층 잠재 취약차주 비중은 지난해 2분기 17.2%에서 올해 2분기 17.8%로 확대됐다. 한은은 청년층이 주택 구입 과정에서 과도한 차입으로 리스크가 커지지 않도록 부채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령층의 경우 청년층만큼 가계부채가 빠르게 늘지는 않았으나 자영업자 등을 중심으로 대출 부실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고령층은 상업용 부동산 매입 수요가 큰데 가계대출 규제 등을 피해 비은행권에서 개인사업자 대출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고령층 연체 차주들이 비주택 담보와 건설업 대출을 상대적으로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부동산 시장 부진이 발생한다면 이들이 보유 중인 개인사업자 대출 부실이 가계부채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 고령층은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한은 관계자는 “과다 차입으로 상환 부담이 커진 취약 부문의 부실화 가능성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며 “특히 고령층은 역모기지 확대 등으로 노후자금 조달 여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