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전직 대통령 및 야당을 향한 과거의 막말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또한 문재인 정부 시절 남북 간 체결됐던 9·19군사합의에 대해 효력 정지 방침을 밝히고 북한의 핵 공격 시도 시 처절한 응징에 나설 것임을 강조했다.
여야는 이날 열린 신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그의 역사관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신 후보자가 풍부한 경험과 실무 능력을 가진 적재적소의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쿠데타 옹호와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비난 발언을 집중 조명하며 “부적격 후보자”라고 공세를 펼쳤다.
첫 질의에 나선 야당 간사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에서는 후보자의 역사관, 안보관, 여러 막말 퍼레이드가 이어지고 있었기에 청문회를 할 가치조차 없다는 것이 기본적인 입장”이라며 “과연 사과만으로 이러한 신념 체계가 변화할 수 있는가에 의문이 든다”고 압박했다.
신 후보자는 곧바로 “쿠데타를 옹호했다는 것은 (당시 발언이 담긴) 전체 영상을 보면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고 전직 대통령을 향한 막말 논란에 대해서는 “표현이 과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올 7월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 중 발생한 해병대 채 모 상병 사망 사고와 관련한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에 ‘외압’이 작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국가안보실장이나 현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관련이 없다고 했기 때문에 두 분의 말을 믿는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김 의원이 ‘안보실→VIP→장관→피혐의자 빼라 해병대’라고 적힌 문건을 공개하자 이채익 국민의힘 의원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이 부분을 오늘 인사청문회장에서 대통령이 관여된 것처럼 그렇게 발언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맞서며 고성이 오갔고 청문회가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2018년 체결된 9·19남북군사합의에 대해서는 효력 정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의 관련 질의에 대해 “관련 부처를 설득해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폐기는 못 하더라도 효력 정지는 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육군사관학교가 교정 내 흉상을 외부로 이전하기로 한 홍범도 장군에 대해 “독립(운동) 경력에 대해서는 한 번도 부정한 적이 없고 존중한다”면서 “홍 장군이 당시 소련 공산당에 가입한 경력 등을 고려할 때 육사 내에 흉상을 두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또 군 미필자는 대통령 자격이 없느냐는 질의에 “이 생각은 현재도 유효하다”면서도 “국가지도자가 군필자가 돼야 한다는 원론적인 바람을 얘기한 것으로, 국가지도자가 국가 안보를 어떻게 생각하고 안보 정책을 어떻게 펴는가, 이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신 후보자는 ‘야당을 종북 주사파로 보는데 협치할 수 있겠느냐’는 설훈 민주당 의원의 물음에는 “종북 주사파는 (북한) 김정은 정권을 추종하거나 반미, 반파쇼, 연방제 통일 등 북한의 주장을 따르는 세력으로, 많이 줄었지만 (우리 사회에) 계속 은밀하게 있는 게 사실”이라며 “혹시 표현하는 가운데 민주당을 (종북 주사파로) 지칭한 것으로 느꼈다면 (그런 게) 아니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