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연 4%대, 연 8%대 이자를 지급하는 고금리 정기예금과 적금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올해 만기에 달하는 고금리 예금이 10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은행채 금리 상승 등 시중은행 간 자금 조달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 기조를 상당 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글로벌 고금리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28일 최고금리 기준 전북은행의 ‘JB 123 정기예금(연 4.20%)’,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연 4.20%)’, 제주은행의 ‘J정기예금(연 4.10%)’, DGB대구은행의 ‘DGB함께예금(연 4.05%)’·‘IM스마트예금(연 4.00%)’, Sh수협은행의 ‘Sh첫만남우대예금(연 4.02%)’, BNK부산은행의 ‘더(The) 특판 정기예금(연 4.00%)’ 등이 우대금리를 포함해 4%대 금리를 제공 중이다.
적금 상품의 경우 BNK부산은행의 ‘너만Solo 적금(연 8.90%)’, IBK기업은행의 ‘IBK탄소제로적금(연 7.00%)’, BNK경남은행의 ‘BNK위더스자유적금(연 6.55%)’ 순으로 금리가 높다. Sh수협은행은 우리 수산물 판매 촉진을 위한 공익상품인 ‘Sh수산물을 좋아해(海) 적금’을 최대 연 7% 금리로 출시하기도 했다.
지역 새마을금고 등을 중심으로 특판 상품 판매는 오픈런 현상까지 일으키며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이달 서울 동작새마을금고와 왕십리중앙새마을금고, 노들새마을금고 등이 연 5.8%짜리 예금 특판을 선착순 판매했다. 지난 12일에는 경남 멸치권현망수협의 연 7%짜리 비대면 특판 적금 ‘Sh얼쑤!적금’이 판매 1시간 만에 한도 20억 원을 모두 소진하기도 했다.
금융권에서는 당분간 고금리 예·적금 등의 출시가 잇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이후 은행채 발행 등에 어려움을 겪은 금융권이 5%대 고금리 수신상품을 통해 자금을 대거 조달하면서다. 은행채 금리 역시 지속해서 상승하는 추세인 만큼 채권 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 역시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소비자로서는 상품 선택의 폭이 더욱 넓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고금리 상품이라도 한도나 우대금리 조건에서 차이가 있는 만큼 세부요건을 신중히 따져 가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일부 고금리 상품의 경우 우대금리 조건이 까다로워 달성이 쉽지 않을 수 있다”며 “자금의 규모나 가입자의 환경 등을 따져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