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대폭발) 수억 년 후의 거대은하들이 은하에서 폭발적으로 형성되는 별들의 섬광 때문에 밝게 보이는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클로드 앙드레 포셰 기게르 미국 노스웨스턴대 박사팀은 과학저널 ‘천체물리학저널 레터스’에서 최신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빅뱅 직후 은하가 어떻게 형성됐는지 모형화해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4일 밝혔다.
현재 인류가 보유한 가장 뛰어난 천체관측 장비인 제임스웹 망원경은 초기 관측에서 빅뱅 후 6억 년밖에 안 된 시점의 어린 은하에서 총질량이 태양의 100억~1000억 배가량되는 거대은하 6개를 발견해 학계에 충격을 준 바 있다. 포셰 기게르 박사는 “초기 우주의 이런 은하들은 예상보다 훨씬 밝았기 때문에 큰 놀라움”이라며 “이들 은하는 빅뱅 후 10억 년 이내를 뜻하는 이른바 ‘우주의 새벽’에 형성되기에는 너무나 커 보였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해당 연구에서 노스웨스턴대와 캘리포니아공대·프린스턴대·샌디에이고캘리포니아대 간 공동 프로젝트인 ‘상대론적 환경 피드백(FIRE)’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초기 우주 은하의 형성 과정을 모형화했다. FIRE 시뮬레이션은 천체물리학 이론 및 최신 알고리즘을 결합해 은하 형성을 모형화한다. 이를 통해 은하가 어떻게 형성되고 성장하며 모양이 변하는지 조사하고 별에서 돌아오는 에너지·질량·운동량·화학원소 등에 대해 설명할 수 있다. 이번 연구에는 플랫아이언연구소컴퓨터천체물리학센터·매사추세츠공대·데이비스캘리포니아대 등이 공동 연구자로 참여했다.
연구팀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초기 우주의 거대은하들이 실제로 질량이 그렇게 크지 않으면서도 거대은하처럼 밝게 빛날 수 있음을 발견했다. 은하의 밝기는 보통 질량에 의해 결정되지만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이 발견한 밝은 은하들은 불규칙하고 폭발적으로 형성되는 별들이기 때문에 작은 질량에도 불구하고 거대은하처럼 밝게 빛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초기 우주를 모형화한 시뮬레이션 결과 어린 은하에서는 별이 일정 속도로 형성되지 않고 짧은 시간에 급격히 증가하는 ‘폭발적 별 형성’이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폭발적 별 형성에서는 많은 별이 한꺼번에 생성된 후 수백만 년간 별 형성이 매우 적어지고 다시 별이 생겨나는 패턴이 반복된다며 폭발적으로 형성되는 별에서 방출되는 섬광 때문에 은하가 훨씬 밝게 빛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실험에서 시뮬레이션을 통해 우주의 새벽에 존재할 수 있는 밝은 은하 수를 예측한 결과 실제 JWST에 관측된 밝은 은하 수와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셰 기게르 박사는 “해당 연구는 초기 우주의 어린 은하들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해보이는 이유를 설명할 뿐 아니라 기존의 우주론 표준모델로도 우주의 새벽까지 이 정도 밝기를 형성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음을 보여준다”며 “폭발적으로 형성된 별이 수백만 년 후 초신성이 돼 폭발하고 그 가스가 다시 새 별이 되는 주기를 형성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