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채권 금리가 급등하면서 증시부터 외환까지 글로벌 금융 시장이 요동쳤다.
3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이날 약 12bp(1bp=0.01%포인트) 급등한 4.801%로 마감했다. 미 10년물 금리가 4.8%를 돌파한 것은 2007년 8월 이후 16년 만에 처음이다. 2년물 수익률 역시 약 4bp 오른 5.148%를 기록했다.
미 국채 금리는 예상 밖의 고용 강세 소식에 급등했다. 미국 노동부는 이날 8월 채용 중인 일자리가 전월 892만 건에서 961만 건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전월 대비 약 10만 건 줄어든 들 것이라 봤던 시장의 전망(882만 건)과 달리 약 69만 건 증가했다. 하이프리퀀시이코노믹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루빌라 파루키는 “이번 데이터는 연준이 기준 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며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은 더 커졌다”고 평가했다. 금리 상승에 나스닥종합지수가 1.87% 하락하는 등 뉴욕 증시의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이날 1.29% 하락하면서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 여파가 한창이던 3월 22일(-1.63%) 이후 일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연간 수익률은 이날 부로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외환 시장도 출렁였다. 엔달러 환율은 장중 심리적 저항선으로 불리는 달러당 150엔을 돌파했다. 니온게이자이신문은 이날 엔달러 환율이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50.16엔 까지 상승한 뒤 147.3엔 안팎으로 급락했다고 전했다. 엔화가 달러당 150엔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약 1년 만이다. 시장에서는 일본 정부가 개입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간다 마사도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코멘트를 삼가겠다”며 확답을 피했지만 “과도한 (시세) 변동에 대해서는 모든 수단을 배제하지 않고 적절히 대응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미국 모기지 금리도 급등했다. CNBC에 따르면 30년 고정 모기지금리는 이날 7.72%로 올랐다. 2000년 이후 23년 만에 가장 높다. 모기지 금리는 미국 10년물 금리의 영향을 받는다. ‘채권왕’ 빌 그로스 야누스 캐피탈그룹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 정도 모기지 금리라면 주택 시장이 폐쇄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헤지펀드 전설인 레이 달리오는 이날 한 포럼에서 “10년물 금리가 5%를 찍을 수 있다”며 “큰 고통 없이는 인플레이션이 2%로 내려오기 어렵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