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어디일까. 1월 1월 해발 0m를 기준으로 보면 울산시 울주군 간절곶이 정답이다. 하지만 해발을 달리하면 사정이 달라진다. 해발 922m로 경남 양산시에 있는 천성산 정상이 5분 정도 더 빠르다. 이 때문에 두 지자체 간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경남 양산시는 천성산에 일출 조망대 ‘천성대’를 조성하고 한반도에서 새해 가장 빨리 해가 뜨는 곳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지난 1일엔 나동연 양산시장 등이 천성산을 찾아 천성대 위치를 확정했다. 시는 천성대 위치가 확정됨에 따라 이달부터 공사에 들어가 12월 중에 완공하기로 했다. 1000개의 돌을 이용해 가로 24m 세로 12m 규모의 타원형 구조물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양산시는 천성산 일출을 알리기 위해 유럽에서 일몰이 가장 늦은 포르투갈 신트라시 호카곶과 연계해 관광 자원화하기로 했으며, 지난 6월 신트라시와 자매결연을 맺기도 했다. 양산시는 “한국천문연구원 기준을 감안하면 천성산이 유라시아 대륙에서 가장 빨리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내년 새해 일출에는 박완수 경남도지사도 참석하는 등 천성산 해맞이 관광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에 새해 첫 일출 명소로 잘 알려진 간절곶이 있는 울산시 울주군은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 같은 계획이 알려지자 김두겸 울산시장 등도 유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도에 따른 보정 값을 적용하면 천성산을 포함해 울산 대운산, 경주 토함산, 부산 장산 등도 간절곶보다 일출 시간이 빠르다. 다만 한국천문연구원은 기본적으로 고도가 높아질수록 일출 시간이 빨라지지만, 주변 지형에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해발고도 0m를 기준으로 일출 시간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 기준으로 했을 때는 간절곶의 일출 시간이 가장 빠르다.
울주군은 5일 “해발 0m에서 가장 먼저 일출을 볼 수 있는 건 간절곶이 맞다”며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 간절곶에서 해맞이 행사를 추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울주군은 간절곶이 가장 빠른 새해 해맞이 명소라는 홍보를 이어가고, 대규모 식물원 조성 사업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