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부펀드 KIC가 런던 진출 한국 기관투자자와 현지 전문가가 모여 유럽 인프라 시장의 투자 기회를 논의했다.
KIC는 런던지사 주관으로 지난 4일 오후(현지시간) 제23차 ‘런던 국제금융협의체’를 개최했다고 5일 밝혔다. 회의에는 주영한국대사관 재경관을 포함해 정부, 공공 투자기관, 증권·은행·보험사 등의 투자 담당자 3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모임은 인프라 시장을 주제로 진행됐다. 인프라는 중장기에 걸쳐 예측 가능한 현금흐름을 창출하면서 인플레이션에 연동된 매출 구조를 갖춘 경우가 많다는 점이 특징이다.
발표는 아디안(Ardian)의 후안 앙고이시아(Juan Angoitia) 유럽 인프라 투자 공동대표가 맡았다. 아디안은 프랑스에 본사를 두고 있는 유럽 최대 사모 운용사다.
앙고이시아 공동대표는 “디지털화·탈탄소화 등 구조적인 트렌드에 힘입어 인프라 시장의 규모 및 기관투자자 포트폴리오 내 비중이 커지고 있다”며 “특히 유럽 인프라 시장에서는 주요 부문 별로 매력적인 투자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에너지 분야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의 지정학적 변화 등으로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앙고이시아 공동대표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주권 확보가 강조되고 있다”며 “러시아산 가스로부터의 자립을 목표로 하는 ‘리파워 EU(REPower EU)’ 계획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인프라 섹터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앙고이시아 공동대표는 “오는 2027년까지 데이터 소비량은 연간 22% 수준으로 성장할 전망”이라면서 “데이터 사용량의 폭발적인 증가는 자연스럽게 데이터센터 투자 기회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교통 섹터는 지난 몇 년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부진했으나, 팬데믹이 종식되면서 투자 기회가 되살아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박진성 KIC 런던지사장은 “불확실성이 큰 시장 환경 속에서 인프라 자산은 인플레 및 경기 변동에 방어적인 기능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인프라 산업 변화와 투자 시장의 동향을 이해하고 향후 투자 기회를 논의하는 유익한 자리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