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인간에 대한 사회적 억압 고대 로마 배경으로 녹였죠"

오페라 '노르마' 연출 알렉스 오예

26~29일 예술의전당

고대 로마 배경이지만 동시대성 가미

오페라 '노르마'의 연출을 맡은 알렉스 오예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제공=예술의전당오페라 '노르마'의 연출을 맡은 알렉스 오예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제공=예술의전당




“오페라 무대는 살아있어요. 한국 관객, 특히 여성 관객 분들이 ‘노르마’를 보면서 노르마의 감정과 많은 교감을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벨칸토 오페라의 정수 ‘노르마’가 한국 관객들을 찾는다. ‘노르마’는 26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올려져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화려한 무대, 시대성 있는 메시지를 관객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오페라 '노르마'의 연출을 맡은 알렉스 오예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제공=예술의전당오페라 '노르마'의 연출을 맡은 알렉스 오예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제공=예술의전당


‘노르마’는 1831년 초연된 빈첸초 벨리니의 작품이다. 높은 기교를 요구하는 작품이라 오랜 기간 무대에 오르지 못했으나 20세기 최고의 소프라노 중 하나인 마리아 칼라스 덕분에 다시 세상에 나오게 됐다. 예술의전당 무대에 올려지는 노르마의 연출을 맡은 오예는 2016년 영국 로열오페라하우스 시즌 개막작으로 ‘노르마’를 무대에 올렸다.



오래된 작품인 만큼 현대와 부합하지 않는 부분이 많지만, 오예 연출은 현대적으로 작품을 다시 꾸몄다. 그는 “전통적 오페라를 허물고 현대적 표현으로 연출했다”며 “전통적 오페라로 남아있다면 관객의 참여는 점점 줄고 오페라는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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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노르마'의 연출을 맡은 알렉스 오예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제공=예술의전당오페라 '노르마'의 연출을 맡은 알렉스 오예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제공=예술의전당


노르마는 고대 로마를 배경으로 갈리아 지방의 여사제 노르마가 겪는 사랑·질투·용서·증오를 그려 낸 작품이다. 오예 연출은 “오페라는 현실의 걱정거리를 녹여내야 한다”며 작품에 동시대성을 담아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노르마는 여자의 몸으로 현실에 타협했어야 했고, 아이의 엄마이자 누군가의 애인이었어야 했던 인물”이라며 여성상을 강조했다. 다음으로 그가 강조한 것은 종교와 사회의 한 인간에 대한 억압이다. 스페인 독재 정권의 마지막 세대인 그는 “스페인 가톨릭 문화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며 “종교가 얼마나 극한까지 사람을 치닫게 만드는지 보여주고자 했다”고 이야기했다.

마녀사냥을 떠오르게 하는 무대 연출과 쿠 클럭스 클랜을 떠오르게 하는 드루이드 사제들의 복장, 3500개의 십자가와 가시면류관을 연상하게 만드는 무대가 그를 대변한다. 그는 ‘광기’라는 키워드로 작품을 요약했다.

오페라 '노르마'의 연출을 맡은 알렉스 오예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제공=예술의전당오페라 '노르마'의 연출을 맡은 알렉스 오예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제공=예술의전당


주요 출연진과 호흡도 맞춰본 사이라는 것이 공연의 기대감을 더욱 높이는 요소다. 그는 “여지원, 테레사 이에르볼리노, 박종민과는 함께 작업해 본 적이 있다”며 “일주일간의 짧은 내한이지만 배우들의 캐릭터를 구축해주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그의 연출과 디렉션은 굉장히 디테일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번이 첫 내한이지만 한국에 대해 큰 관심도 드러냈다. 그는 “영화 ‘올드보이’가 처음 본 한국 영화인데 굉장히 감명 깊게 봤다”며 “기회가 된다면 한국 아티스트들과 작업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오예 연출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개회식 연출을 맡았고 연극 및 영화 제작 등 다방면에서 활약 중이기도 하다.

오페라 '노르마'의 한 장면. 사진 제공=예술의전당오페라 '노르마'의 한 장면. 사진 제공=예술의전당


한순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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