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오늘 임신해도 노산" 합병증 걱정 없는 출산 준비, 이렇게 [헬시타임]

10월 10일은 모자보건법에 의거해 제정된 '임산부의 날'

임신 연령대 높아지는데…35세 기점으로 합병증 위험 커져

“고령이라도 전문의 조언 따라 잘 관리하면 건강하게 출산 가능”

개그우먼 김지민이 최근 예능프로그램에서 결혼과 임신에 관한 고민을 털어놨다. ‘동상이몽 시즌2-너는 내 운명’ 캡처개그우먼 김지민이 최근 예능프로그램에서 결혼과 임신에 관한 고민을 털어놨다. ‘동상이몽 시즌2-너는 내 운명’ 캡처




출산율이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저출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각종 유인책이 쏟아지고 있다. 2022년 한국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0.78명까지 고꾸라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유일하게 합계출산율이 1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올해 들어서도 출생아 수가 매달 내리막길을 걷고 있어, 현 추세를 지속할 경우 연간 합계출산율이 0.73명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하지만 결혼 연령대가 높아지면서 가임기 여성들 입장에서는 임신, 출산에 관한 부담도 커진 게 사실이다. 개그맨 김준호와 공개 열애 중인 개그우먼 김지민은 최근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아기 때문이라도 결혼을 하고 싶다. 지금 아기를 가져도, 나이가 만으로 내려와도 38살이라 노산”이라며 고민을 털어놨다.

내일(10일)은 임산부의 날이다. 임신과 출산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통해 저출산을 극복하고 임산부를 배려, 보호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자는 취지로 제정됐다. 10월 10일은 풍요와 수확을 상징하는 10월과 임신 기간 10개월을 의미한다. 최세경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의 도움말로 건강한 임신을 위한 준비사항에 대해 살펴보자.

◇ 고령 임신 기준이 35세? 이미 늦은 걸까


국내 고령 임신 비율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한 여성병원의 통계에 따르면 35세 이상 고령 산모 비율은 2013년 27.6%에서 2022년 40.9%로 10년새 13.3%p 늘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분만 예정일을 기준으로 35세 이상을 고령 임신으로 규정한다.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어림잡아 국내 산모 10명 중 4명 이상이 흔히 말하는 노산인 셈이다. 최 교수는 “현 시대에 맞지 않는 기준이라고 여겨질 수 있으나 35세를 기준으로 임신 가능성이 낮아지는 등 임신과 관련해 좋지 않은 결과가 증가하는 건 분명한 사실”이라며 "임신 가능성이 난소 예비력으로 알려진 난자의 양과 질의 저하에서 기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낮은 가능성을 뚫고 임신에 성공하더라도, 초기 유산율과 조산율이 높고 임신성 고혈압과 임신성 당뇨, 저체중아출산, 전치태반, 태반조기박리 등 임신 합병증이 생길 확률도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자궁 건강, '임신 전 초음파검사'로 정기 점검해야


건강한 임신을 위해서는 아기집에 해당하는 자궁의 건강이 중요하다. 특히 미혼인 20~30대 여성 중에서도 자궁근종, 난소낭종과 같은 부인과 질환이 발견되는 사례가 적지 않아 일찌감치 건강상태를 체크해 보는 것이 좋다. 이러한 질환은 양성이지만 혹의 크기나 증상의 정도에 따라 자연임신을 방해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자궁근종, 난소낭종 등을 치료하기에 앞서 꼭 필요한 수술인지를 꼼꼼히 확인하라고 조언한다. 무턱대고 수술부터 했다가 임신이 어려워지거나 임신 후 산모와 아이의 상태가 위중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수술이 필요한데 미루고 있다가 임신 중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다. 따라서 초음파 검사를 통해 자궁과 난소에 문제는 없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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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교수는 “자궁근종은 임신 중에 변성되면서 극심한 통증을 유발한다"며 "이 통증이 조기진통인지 분만진통인지 감별하기 어려워 산모가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자궁이나 난소에 혹이 있을 때 임신하기 전 무조건 수술을 하는 게 해법은 아니다. 임신 전후 정기 검진을 받으며 자궁 상태를 꾸준히 관찰하고, 전문의와 상의 하에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권고된다.

◇고혈압·당뇨·갑상선질환 등 만성질환 여부 확인은 필수


고령 임신이라면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 점검이 필수다. 특히 당뇨는 기형아 발생 뿐 아니라 유산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유산이 잘 되는 산모 중에는 갑상선질환을 가진 경우도 많이 발견된다. 임신 전 질환 여부를 확인하면 전문의와 상의해 대비책을 세우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임신 전 기본적인 피검사만 받아도 빈혈, 간질환, 콩팥 질환 등의 병력은 물론 풍진, 간염 등의 항체 보유 여부도 확인 가능하다.

◇ 임신 3개월 전부터 엽산 복용…체중관리도 신경써야


임신을 계획 중이라면 최소 3개월 전부터 엽산 400㎍ 이상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비타민 B의 일종인 엽산은 태아의 뇌 발달을 돕고 신경관 결손을 예방할 수 있다. 다만 식품을 통해 충분히 섭취하기 어려워 영양제로 복용하도록 권장된다. 특히 당뇨가 있거나 항경련제 등을 복용해 태아 신경관 결손의 위험도가 높은 고위험 산모들은 기본 용량의 10배인 4mg을 복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최세경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 사진 제공=최세경 인천성모병원최세경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 사진 제공=최세경 인천성모병원


건강한 임신 준비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체중관리가 중요하다. 저체중과 과체중 모두 임신 합병증과 연관되므로 표준체중을 유지하되, 임신 중 적절한 체중증가가 이뤄지도록 주의해야 한다. 흡연은 산모도, 남편도 절대 금물이다. 흡연하는 남성들은 기본적으로 정자의 운동 상태가 좋지 않다. 흡연하는 산모들에게는 태반 조기 박리, 임신중독증과 같은 심각한 문제가 동반될 수 있다. 최 교수는 “고령이거나 기존의 질환을 가진 경우라도 정해진 날짜에 병원을 찾아 잘 조절하고 관리하면 비교적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할 수 있다”며 “특히 당뇨, 갑상선질환은 약 조절이 중요하므로 인터넷에서 떠도는 정보에 의존하기 보다는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안경진 기자 realglasses@sedaily.com


안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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