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유방암의 재발 예측에 쓰이는 유전자 점수가 낮더라도 암세포 활성도(Ki-67) 수치가 높으면 표적항암제 등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안성귀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외과 교수는 서울아산병원·동탄성심병원과 함께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온코타입Dx 검사를 받았던 호르몬 수용체(HR) 양성 및 인간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2(HER2) 음성 조기 유방암 환자 2295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체내 21-유전자를 검사하는 온코타입Dx와 종양세포 증식 관련 핵단백질인 Ki-67은 임상현장에서 조기 유방암 환자의 예후를 예측하는 대표 지표다. 온코타입Dx 검사 25점을 기준으로 항암 여부가 결정된다. 특히 HR 양성·HER2 음성 유방암 환자는 Ki-67 수치가 높을수록 예후가 나쁘다고 알려졌는데, 두 인자의 결과가 항상 일치하지 않아 치료 방침을 정할 때 어려움이 컸다. 현재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Ki-67이 높아도 온코타입Dx 상 저위험군일 경우 항암치료를 생략하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이번 분석에 따르면 온코타입Dx 점수가 낮은 환자도 Ki-67이 높으면 유방암 재발률이 최대 2.5배까지 증가했다. Ki-67에 의한 재발은 유방암 수술 3년 이내보다 3년 이후에 더 많았고 호르몬 치료의 저항성과 연관성을 보였다. 또 임상적으로 호르몬 치료에 저항성이 있는 것으로 분류된 환자의 비율이 온코타입Dx 저위험군이면서 Ki-67이 높은 군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 교수는 “온코타입Dx 저위험군 환자에서 Ki-67의 임상적 의미를 증명한 최초의 연구”라며 “온코타입Dx상 저위험군이라도 Ki-67 수치가 높다면 지연 재발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치료 방침을 상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