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만명이 넘는 고등학생이 학교를 그만두는 등 최근 3년 연속 고등학교 자퇴생 수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대입 정시 모집 비중이 확대되면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준비를 위한 선택인 것으로 추정된다. 검정고시에 합격한 수험생은 그 해부터 수능 응시가 가능하고 성적이 좋지 않을 경우 한 번의 기회가 더 주어진다.
9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최근 4년간(2019∼2022년) 고등학교 자퇴생(학업 중단)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2만3440명이 학교를 그만둔 것으로 집계됐다.
2019년 2만4068명이던 자퇴생 규모는 코로나19 유행으로 원격 수업이 확대된 2020년 1만5163명으로 줄었다. 그러나 2021년 1만9467명으로 다시 늘어나더니 지난해에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고교 자퇴생 중 과반수(51.5%)인 1만2078명은 1학년인 것으로 파악됐다. 2학년은 9271명(39.6%), 3학년은 2091명(8.9%)이었다.
최근 2년간 자퇴생이 증가한 배경으로는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교육 활성화가 꼽힌다. 비대면 수업에 익숙한 학생들이 대면 등교를 통한 학교 수업에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울 주요대의 정시 모집 비중을 40%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한 정책 역시 자퇴를 부추긴 요인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반면 수시는 대입 공정성 강화방안이 추진되면서 학교생활기록부 비교과 영역(동아리, 봉사, 진로활동) 반영 비중과 방식이 매년 축소되면서 영향력이 급격히 줄었다.
고교 입학 후 내신이 좋지 않은 학생이 고1 2학기 때 자퇴해 이듬해 4월에 검정고시에 합격하면 그해부터 수능 도전이 가능하다.
강득구 의원은 “코로나19 시기를 겪으며 비대면 수업을 진행했던 학생들이 학교 수업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거나 대면 수업에 적응하기 어려운 경향도 있을 것”이라며, “교육 현장에서는 이런 흐름이 더 심해질 것으로 우려하는 만큼 이에 대한 교육 당국의 제도적 보완과 공교육의 정상화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