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수수께끼 품은 태양계 끝자락 오르트 구름[김정욱의 별별이야기](48)

■태양계 가장자리 가상 천체집단…관측 못했지만 천문학계 이견 없어

■지구서 가장 멀리 나간 보이저1호, 오르트 구름 벗어나려면 3만년 걸려


마지막 남은 블루오션 우주. 미국과 러시아, 중국, 인도 등은 일찌감치 우주의 가치에 눈을 뜨고 그 공간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자체 기술로 만든 위성발사용 로켓 누리호를 쏘아올리고 ‘우주항공청’을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우주 개발에 뛰어들고 있죠. 미지의 우주 그 광활하고 거대한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재미있게 풀어내려 합니다. <편집자주>


태양계와 오르트 구름의 모습.태양계와 오르트 구름의 모습.




우리 태양계는 태양을 중심으로 수성·금성·지구·화성·목성·토성·천왕성·해왕성 등 8개의 행성과 세레스·명왕성 등 왜행성, 그 외 그고 작은 소행성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태양계의 가장자리라고 하면 대체로 명왕성을 떠올리곤 하는데 천문학계에서는 ‘오르트 구름(Oort cloud)’라는 곳을 가장자리로 봅니다.

오르트 구름은 장주기혜성(태양공전 주기가 200년 이상인 혜성)의 기원으로 알려져 있으며 태양계를 껍질처럼 둘러싸고 있다고 생각되는 가상적인 천체집단입니다. 이곳은 수천개에서 수억개의 크고 작은 천체들로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네덜란드의 천문학자 얀 오르트가 1950년에 장주기혜성과 비장주기혜성의 기원을 발표하며 ‘오르트 구름’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오르트 구름은 일반적으로 태양에서 약 1만AU 혹은 태양의 중력이 다른 항성(별)이나 은하계의 중력과 같아지는 약 10만AU 안에 둥근 껍질처럼 펼쳐져 있다고 천문학계는 추측합니다. 참고로 1AU는 태양과 지구 사이의 거리를 뜻하는 천문단위로 약 1억5000만km 정도 됩니다.

오르트 구름은 인류가 직접 관측한 게 아니기 때문에 그 존재는 가설이지만 혜성의 궤도장반경과 궤도경사각의 통계를 기초했습니다. 이에 학계에서는 오르트 구름에 대한 가설을 확실시 하고 있습니다.

오르트 구름의 기원은 태양계의 형성과 진화의 과정에서 현재의 목성궤도부근부터 해왕성궤도부근까지 존재하고 있던 작은 천체들이 거대행성의 중력과 태양계를 지나가던 주변 항성이나 가스구름에 의해 궤도요소가 바뀌어 지금의 형태로 됐다는 설이 유력합니다.

오르트 구름의 존재를 고려한다면 태양계의 범위는 일반인들이 흔히 생각하는 범위보다 아주 많이 커집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보통 태양계의 끝 하면 명왕성 언저리 정도를 생각할 수 있지만 천문학계에서는 오르트 구름까지라고 보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태양계의 크기는 좁겠지만 태양계 끝을 오르트 구름까지라고 본다면 그 범위는 그야말로 광대해집니다.

현재 인류가 우주로 보낸 탐사선 가운데 가장 멀리 가 있는 게 ‘보이저 1호’인데요, 이 탐사선은 1977년 9월에 지구를 떠났습니다. 보이저 1호는 1990년 5월에 명왕성을 지났는데 이때 ‘최초로 태양계를 벗어난 탐사선’이라고 했죠.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일부 천문학자들은 보이저 1호가 오르트 구름을 벗어나야 실제 태양계를 빠져나간 것이라고 말합니다.

보이저 1호가 오르트 구름 안쪽 경계면에 도달하는 시기는 2310년 쯤이며, 오르트 구름을 완전히 벗어나려면 3만년 정도가 걸립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태양계도 넓다고 볼 수 있죠. 물론 우주 전체적으로 보면 태양계는 먼지보다 작은 점에 불과하지만 지구의 관점에서는 어마어마한 크기는 맞습니다.

태양권 외부에 있는 보이저1호(위쪽)와 2호의 위치를 보여주는 그림. 그래픽 제공=미국 항공우주국(나사)태양권 외부에 있는 보이저1호(위쪽)와 2호의 위치를 보여주는 그림. 그래픽 제공=미국 항공우주국(나사)


오르트 구름은 크게 두 영역으로 나눕니다. 약 2만~3만AU를 기준으로 ‘안쪽 오르트 구름(inner Oort cloud)’, 2만~3만AU 밖의 영역은 ‘바깥 오르트 구름(outer Oort cloud)’으로 부릅니다.

안쪽 오르트 구름은 ‘힐스 구름’이라고도 하는데 이를 연구한 천문학자 잭 힐스의 이름을 딴 것입니다.

안쪽 오르트 구름 시작점은 천문학자마다 기준이 다른데 해왕성 궤도 바깥쪽인 약 100AU 를 기준으로 하는 경우도 있고, 약 2000AU 정도부터가 시작점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또 어디까지가 오르트 구름의 끝인가 하는 문제도 있는데 역시 천문학자들 마다 의견이 갈립니다.

고전적인 의견은 약 5만AU(약 0.8 광년) 까지로 보고 일부 천문학자들은 태양의 인력이 다른 항성의 인력과 같아지는 지점인 약 10만AU까지로 보기도 합니다. 또 어떤 천문학자는 우리 태양계의 이웃 태양계(항성계)인 알파 센타우리까지 거리의 절반인 약 13만AU를 오르트 구름의 끝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오르트 구름은 지구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아직 탐사가 이뤄지지 못해 이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는 실정입니다. 앞서 언급한 보이저 1호가 오르트 구름 도달하려면 300년 정도가 걸리고 오르트 구름을 벗어나려면 3만년 정도가 소요되니 이곳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가능성은 없죠.

하지만 우주에 대한 인류의 호기심은 끝이 없고 이를 알아내기 위한 도전은 계속 되고 있어 수세기가 지난 후 우리의 후손들이 오르트 구름에 대해 자세히 밝혀낼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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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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