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무력 충돌도 나흘째 이어졌다며 레바논의 가장 강력한 무장조직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치명적인 위협 세력이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아파 무장정파인 헤즈볼라는 1985년 이스라엘의 레바논 남부 점령에 맞서 싸우기 위해 창설됐다. 이스라엘에 적대적인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다. 현재 헤즈볼라는 대규모의 로켓 등 무기는 물론 과거 인접국 시리아 내전에 참전한 경험이 있는 숙련 전투원만 수천명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보다 전력이 막강한 헤즈볼라는 레바논과 국경을 접한 이스라엘 북부 지역에 하마스를 지원하는 제한적인 공격을 하고 있다.
헤즈볼라가 이번 전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경우 하마스는 큰 지원군을 얻는 셈이다. 반면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본거지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초점을 맞춘 전선이 북부 지역 국경까지 넓어져 힘든 전쟁을 치러야 하는 상황에 부닥치게 된다.
하마스는 10년 전 시리아 내전 때 이슬람 종파가 다른 이란, 헤즈볼라와의 관계가 더욱 냉랭해진 바 있다. 당시 이슬람 수니파 하마스는 바사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에 반기를 든 현지 수니파 민병대를 지원했다. 반면 아사드 정권은 시아파인 이란과 헤즈볼라의 지원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몇 년 간 하마스와 이란, 헤즈볼라가 연대를 강화하는 분위기다. 지난 4월 레바논에서 이스라엘을 향한 강력한 로켓 공격이 이뤄진 것은 하마스, 이란, 헤즈볼라의 연대 강화를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NYT는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헤즈볼라의 승인 아래 이 공격을 주도했다고 비난했다.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는 자신의 무장정파를 레바논의 영향력 있는 정치세력으로 키우기도 했다. 이스라엘이 2006년 헤즈볼라의 이스라엘 군인 2명 납치에 대응해 레바논을 잠시 침공한 적이 있고, 이후 가끔 교전이 있었지만, 국경 긴장은 비교적 통제가 되고 있었다.
최근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교전은 2006년 이후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헤즈볼라 전투원이 일부 참여한 시리아 측과도 교전을 벌이고 있다. 이 교전은 아직 제한적이긴 하지만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레바논, 시리아를 동시에 상대해야 하는 3개 전선이 녹록지 않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