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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앤코, 쌍용C&E 리캡 착수…펀드 조성 1년여 만[시그널]

인수금융 늘리고 출자 기관에 원금 일부 상환





한앤컴퍼니가 지난해 결성한 쌍용C&E(003410) 경영권 투자 펀드의 자본재조정(Recapitalization·리캡) 작업에 착수했다. 당초 인수 구조와 비교해 쌍용C&E의 주식 담보 대출 규모를 늘리는 한편, 이 자금을 활용해 펀드에 출자한 기존 기관투자가(LP)에 원금 일부를 상환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앤컴퍼니는 최근 국내 주요 증권사들과 쌍용C&E 경영권을 담보로 대출금을 늘리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한앤컴퍼니는 2016년 쌍용C&E를 인수한 뒤 지난해 7월 총 15억 달러(약 2조 원) 규모로 컨티뉴에이션 펀드(기존 보유하던 자산에 다시 투자하는 새 펀드)를 결성해 재인수하는 작업을 거쳤다. 현재 이 펀드가 쌍용C&E 지분 77.68%를 소유하고 있다.



해당 펀드에는 글로벌 투자가인 콜러캐피탈과 골드만삭스를 비롯해 국내 10여곳 기관이 출자했다. 당시 LP들이 전체 인수금의 약 절반을 책임졌고 나머지는 인수금융 대출로 충당하는 등 구조를 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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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리캡은 쌍용C&E의 주가가 지난해 인수 시점 대비 약 20% 하락한 상황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IB 업계 이목을 끈다. 통상 인수금융 대주단은 기업의 주식 가치를 담보로 담보인정비율(LTV)을 평가하고 전체 대출 규모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해 대비 시장 금리까지 높아진 상태여서 주식 담보 대출액을 늘리는 것이 최근 IB 업계 전반에서 쉽지 않은 분위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쌍용C&E의 주가는 하락했지만 실적은 나쁘지 않다”며 “LTV 테스트를 거치지 않고도 대출 규모를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모펀드가 지분이 높아 안정적인 경영권을 갖고 있는 것도 인수금융 심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실제 시멘트사업을 주로 하는 쌍용C&E는 지난해 매출액 1조 9650억 원을 내며 역대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다. 지난해 시멘트 가격 인상에 힘입어 올 상반기에는 1조 471억 원 매출을 올리는 등 전년 동기 대비 1845억 원이 더 늘었다.

다만 올 들어 전기료 인상 등에 1분기엔 영업적자를 냈고 2분기 부터는 다시 흑자 전환한 상태다. 상반기까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9억 줄어든 475억 원을 기록했다. 이달부터는 레미콘 업계와 시멘트 공급가격을 톤당 6.9% 더 올리기로 합의해 실적은 더 좋아질 것이란 예상이 많다.

회사가 최근 자회사 주식과 부동산 등을 처분하며 대규모 현금을 손에 쥔 것도 리캡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쌍용C&E는 지난달 쌍용레미콘 지분 77%와 기존 보유했던 부동산을 장원레미콘에 약 3800억 원을 받고 매각해 재무 구조를 가다듬었다. 지난달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약 80억 원 규모로 자사주 소각을 진행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기도 했다.


이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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