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벌써 중앙정부 채무 1110조…선거 앞두고 돈 풀기 경쟁 말아야


중앙정부 채무가 벌써 1100조 원을 넘어섰다. 1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1110조 원으로 전월보다 12조 1000억 원, 지난해 말보다 76조 5000억 원 급증했다. 정부의 연말 전망치 1101조 7000억 원도 넘어섰다. 지방정부 채무(지난해 말 기준 34조 2000억 원)까지 더한 국가 채무는 무려 1144조 2000억 원에 달한다. 사회보험기금수지를 제외한 관리재정수지도 66조 원 적자를 기록했다. 외국환평형기금에서 끌어온 20조 원을 더하면 실질적인 적자는 90조 원에 육박한다. 연말까지 들어올 세금이 많지 않아 적자 규모는 더 커질 수도 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여야 정치권은 표를 얻기 위해 사회간접자본(SOC) 개발과 현금성 복지 등 선심성 공약을 남발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3월 대선을 앞두고도 돈 풀기 선심 공약 경쟁이 벌어졌다.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1인당 기본소득 연간 100만 원에 기본대출 1000만 원, 역세권 기본주택, 상병(傷病) 수당에 탈모 치료제 등까지 내걸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도 이 후보와 같이 ‘사병 월급 200만 원으로 인상’ 카드를 꺼낸 데 이어 자영업자 임대료를 임대인·임차인·국가가 분담하는 임대료나눔제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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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의 퍼주기 매표(買票) 공약이 초래한 빚 부담은 고스란히 청년과 미래 세대에 전가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기업 등 민간 부채 수준은 이미 주요 26개국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을 정도로 악화됐다. 나랏빚까지 불어나면 위기 때 기댈 언덕조차 사라진다. 그리스도 당장의 선거 승리를 위해 선심성 공약 경쟁을 벌이다 나라 살림이 거덜났고 디폴트 위기를 반복하느라 연금 축소 등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 취약 계층을 두텁게 지원하거나 저출산 문제 해소를 위한 예산 증액 등은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 하지만 무분별한 포퓰리즘 정책을 위한 돈 풀기 경쟁은 멈춰야 한다. 민주당은 민생 회복을 내세워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내년 예산 지출 6% 증액을 고집하고 있다. 이는 세수 부족을 감안하면 국가부채 급증, 물가 불안 등을 초래해 외려 국민 부담만 가중시킬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많은 주요국들이 예산을 줄이며 재정 건전성 회복에 나선 점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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