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TV=김혜영기자]한국거래소의 KRX금시장 계좌가 100만개를 돌파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투자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로 인한 국제정세 혼란 등 대내외 불안 상황에서 안전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020년 코로나19 시기 이후 글로벌 유동성 확대에 따른 화폐가치 하락 우려 등으로 역사적 고점을 기록했던 금 가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및 2023년 3월 美 은행 파산 사태에 따른 금융불안 등으로 올해 상반기에 다시 한번 급등한 바 있다. 국제금시세의 경우 23.4.14 온스당 $2,043를 기록하며 전고점인 $2,059.43달러(20.8.7)에 근접했고, 국제금시세에 환율 및 국내수급요인 등이 반영되는 KRX금시장 시세는 23.5.4 1g당 86,720원으로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후 고금리 지속 등으로 금 가격이 다소 주춤하면서 23.10.12기준 국내 금 가격은 1g당 81,630원을 기록 중이다.
이렇게 코로나19 발생과 극복, 이후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된 美 금리 인상 시기를 거치며 美 국채 금리 급등 및 주가 불안 등 금융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헷지가 가능한 안전자산인 금 투자에 대한 관심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일반투자자들이 KRX금시장에 투자하기 위해 시중 증권사에 개설한 금현물계좌 수는 2023년 상반기에 105만개를 넘어섰다. 이는 KRX금시장 회원인 12개 증권사(신한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현대차증권, 유안타증권, SK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하나증권)에 개설된 금현물 거래 전용 계좌수의 합계다.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인데 이어 올해 드디어 100만개를 돌파했다. 특히 30대 이하 계좌주 비중이 46%를 차지했다. 주식투자 경험이 있고 재테크에 밝은 젊은 세대들이 금 투자에 관심을 가지면서 증권사를 통해 금현물을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KRX금시장이 더욱 주목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KRX금시장, 국내 유일의 ‘정부 정책 시장’
한국거래소(KRX)는 코스피?코스닥 등 주식시장,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시장, 국채시장 등을 개설?운영하는 종합거래소이다. 이러한 한국거래소에 정부가 금 거래 양성화 계획에 따라 개설한 것이 KRX금시장이다. 한국거래소는 금융위원회 승인을 받아 2014.3.24 KRX금시장을 개설하여 내년에 개설 10주년을 맞이한다.
▲증권사를 통해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는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
KRX금시장에서 거래되는 금은 한국조폐공사가 인증하는 순도 99.99%의 고품질이다. 모두 한국예탁결제원에 안전하게 보관되어 있다. 또한 KRX금시장 거래제도는 주식거래제도와 유사하게 구현·운영되고 있고, KRX금시장 회원인 시중 12개 증권사의 MTS·HTS를 통해 손쉽게 거래에 참여할 수 있다. 주식거래와 동일하게 매도·매수호가, 시세 및 거래규모 등 투자정보를 실시간으로 공개하므로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가격으로 거래할 수 있다.
▲KRX금시장, 낮은 거래비용으로 소액투자가 가능…‘매매차익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시장’
금현물 투자 방법에는 KRX금시장을 통한 매매 외에도, 금 실물 매매(금은방), 은행 골드뱅킹, 금펀드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낮은 거래비용으로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KRX금시장을 통한 투자다.
무엇보다 KRX금시장의 가장 큰 장점은 매매차익에 대해 비과세된다는 점이다. 매매차익이 비과세되므로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도 아니다. 참고로 은행 골드뱅킹, 금펀드의 경우 매매차익에 대해 15.4%의 배당소득세가 부과된다.
또한 KRX금시장 시세는 국제금시세와 매우 유사한 흐름(국제금시세 대비 99.5%~100.5%)을 보이는데 이는 KRX금시장 유동성공급자(LP)들이 국제금시세에 근접한 가격에 지속적으로 매수?매도호가를 제출하여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투자자들은 0.3% 내외의 증권사 거래수수료만 부담하면 여타 시중 금현물 상품에 붙기 마련인 중간 마진 없이 합리적인 가격에 매매에 참여할 수 있다. 원자재 성격을 가진 금은 일일 가격변동폭이 평균 ±0.5% 이내로 작아서 금 투자로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거래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인데, 그런 측면에서 KRX금시장이야말로 금 투자에 가장 유리한 시장인 것이다.
한편, KRX금시장에서는 1g 단위로 금현물을 사고 팔 수 있다. KRX금시장에 상장된 종목은 1kg 및 100g(미니금) 두 가지다. 모두 거래단위는 1g으로써 8만원 내외의 소액으로 금에 투자할 수 있다는 얘기다. 더욱이 금현물계좌를 통한 장내 매매거래시에는 부가세(10%)도 붙지 않는다. 계좌에 차곡차곡 모은 금은 실물 보유를 원할 경우 1kg종목은 1kg 단위, 100g종목은 100g 단위로 인출도 가능하다. 일반투자자들의 경우 증권사 지점을 통해 인출 가능하며, 주로 귀금속사업자들이 가공 목적으로 고품질 원재료를 조달하는 데 이용한다. 다만, 실물 인출시에는 부가세가 부과된다.
종합하면, KRX금시장은 고품질의 금을 증권사를 통해 낮은 비용으로 주식처럼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차익 비과세 혜택까지 누릴 수 있는 시장이다. 이에, 금 투자에 관심있는 투자자들에게 가장 투명하고 합리적인 매매 플랫폼으로 꼽힌다. 최근 구독자 280만명의 금융?재테크 분야 유명 유튜브 채널인 슈카월드에서도 이러한 KRX금시장만의 장점들을 소개한 바 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오는 10월 20일까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과 함께 KRX금시장 100만계좌 돌파를 기념하여 신규 금현물계좌를 개설하거나 1g 이상 거래한 고객들에게 추첨을 통해 골드바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hyk@s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