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소멸위기지역으로 분류된 ‘1004 섬’ 전남 신안군이 전국 최초로 지역 특성에 맞는 대중교통·햇빛연금 등 획기적인 정책을 시도하며 인구 유입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고 있다.
15일 전라남도에 따르면 신안군은 인구통계상 지난 1983년 11만 8000명이었던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지난해 3만 8938명으로 인구 4만 명 선도 무너졌다. 가파른 인구 감소 현상과 함께 인구 고령화로 지방소멸위기 고위험군에 포함됐다.
하지만 올해 들어 7년 만에 처음으로 지난 6월 기준 79명이 순 증가했다. 특히 신안군 안좌면은 1분기에 비해 2분기 인구가 38명 증가했다. 이 같은 인구증가의 배경으로 태양광 이익공유 정책인 ‘햇빛연금’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신안군은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햇빛 연금'을 지급했다. 2021년 4월과 7월, 신안군 안좌도의 96㎿와 자라도의 24㎿ 규모 태양광발전소 수익금을 주민 2935명을 대상으로 1인 당 최소 12만~ 최대 51만 원을 각각 배분했다. 분기마다 주민에게 배당하는 수익금은 주민참여형으로 설립된 태양광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판매한 이익이다. 신안군의 햇빛연금은 인구 증가로 이어지며 지역 소멸 시대의 대안으로 전국의 관심을 받고 있다. 태양광 발전으로 주민에게 배당금이 지급된다는 소식에 신안군으로 이주하겠다는 문의가 급증하면서 전입인구도 늘었다. 햇빛 연금이 지역 소멸을 억제하는 효과적인 도구로 활용된 것이다. 실제 이달 중 배당금을 받을 지도읍의 경우도 순 유입이 51명에 달했다.
여기에 신안군의 버스 완전 공영제(2007년)와 청년 어선 임대 지원사업(2019년)은 전국에서 최초로 시행된 정책으로, 다른 지자체들의 벤치마킹이 잇따르고 있다. 신안군의 버스 이용객은 한해 이용객 67만여명 중 65세 이상과 학생 등 80%가 무상 혜택을 받고 있다.
청년 어선 임대 사업은 어업에 종사하고 싶어도 여건상 어려운 청년 어업인에게 어업기반을 확보해주기 위해 마련됐다. 어선과 어구를 신안군이 구입해 어업인에게 임대해주는 사업으로, 어업인은 연간 사업비 0.3% 수준의 임대료를 납부하면서 어업을 경영한다. 임대료 납부와 함께 어선매입 대금인 원금을 모두 상환하면 어선의 소유권을 어업인에게 이전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현재까지 241명의 어업인이 141여 척의 어선을 신청할 정도로 인기가 높고 지난해 부터는 신안군을 벤치마킹해 중앙정부에서도 ‘어선 청년임대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차별화된 정책을 바탕으로 최근 서울 엘타워에서 개최된 ‘대한민국 CEO 명예의 전당’ 시상식에서 신안군은 지방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공공(지역 브랜드) 부문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섬이 가진 장점을 살려 다른 지자체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정책을 추진해 우수한 성과를 낸 공로를 인정받고 있는 것 같다”며 “열악한 지역 여건을 뛰어넘기 위해 창의적인 정책에 도전적으로 뛰어들 수밖에 없었던 신안군의 발자취가 경영인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