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혼합현실(MR) 기기 ‘비전프로’의 보급형 모델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본 비전프로가 3500달러(약 474만 원)에 달해 반응이 나쁘자 조금 더 저렴한 모델을 선보이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보급형 제품의 가격도 최대 2500달러(약 338만 원)에 달해 여전히 ‘비싸다’는 평가를 피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15일(현지 시간) 마크 거먼 블룸버그 IT 전문 기자는 뉴스레터를 통해 “애플이 1500~2500달러대의 보급형 비전프로를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내년 초 출시 예정인 원본 비전프로의 출고가는 3500달러로 책정돼 있다. 애플이 개발한다는 보급형 비전프로는 원가 절감을 위해 외부 디스플레이를 제거하고 맥북용 M2가 아닌 아이폰용 A 시리즈 칩셋이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카메라 수도 줄이고 내부 화면 해상도 역시 낮출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성능 저하는 물론 비전프로의 주요 기능으로 선전한 ‘아이사이트(EyeSight)’ 사용이 힘들어진다. 아이사이트는 비전프로 착용 중 타인이 다가오면 기기 외부에 사용자 눈을 보여줘 자연스러운 대화가 이뤄지도록 하는 기술이다.
프리미엄 전략으로 유명한 애플이 보급형이라는 카드를 꺼내는 배경에는 기존 비전프로에 대한 차가운 반응이 있다. 비전프로는 성능과 기능성에서 호평을 받고 있지만 지나치게 비싸다는 반응도 공존한다. 경쟁작이자 가상현실(VR) 시장을 선점한 메타 ‘퀘스트3’가 최대 649달러에 불과한 점도 걸린다. 이에 시장은 비전프로 판매 전망을 낮춰 잡고 있다. 애플의 보급형 비전프로 개발 소식에도 여전히 비싸다는 꼬리표가 붙는다. IT 전문지 더버지는 “1500~2500달러라는 가격도 싸지 않다”며 “2500달러가 충분히 할인된 가격이라고 느껴지려면 좋은 소프트웨어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