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유럽 국가들 중 세 번째로 네덜란드에 직접 인력을 파견해 현지 자본 유치에 공을 들이기로 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지난달 이사회를 통해 네덜란드 파견 인력에 대한 보수 규정 개정 안건을 결의했다. 거래소 청산결제본부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위치한 세계청산결제기구(CCP12)에 직원 1명을 보내기에 앞서 적절한 보수를 책정하기 위해서다. 거래소 직원이 네덜란드 CCP12로 떠나는 시점은 내년 상반기로 알려졌다. CCP12는 금융상품 시장의 청산·결제 업무를 수행하는 28개국 41개 CCP로 구성된 국제 협회로 2001년 1월 출범했다.
거래소가 네덜란드에 직접 인력을 파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거래소는 현재 영국(1명)과 라오스(2명), 캄보디아(2명) 등 3개국에 파견 인력을 배치하고 중국과 싱가포르·독일에 현지 사무소를 두고 있다. 유럽 국가로는 영국과 독일에만 직원을 파견하고 있다.
거래소는 네덜란드에 파견할 전문 인력을 통해 CCP12와 직접적인 교류를 늘려 영국 CCP 인증 취득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CCP는 파생상품 거래에서 결제 이행을 보증하는 청산기관이다. 해외 금융기관이 한국에서 주식이나 파생상품을 거래하려면 거래소가 CCP 인증을 받아야 한다. 거래소는 2016년 유럽증권감독청(ESMA)에서 증권·파생상품 거래에 관한 CCP로 공식 인증을 받았으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Brexit) 이후 영국의 CCP 인증은 아직 획득하지 못한 상태다. 원화 이자율스와프(IRS) 청산 등 장외 파생 거래 청산 업무를 맡는 거래소가 CCP 인증을 받지 못한 것은 유럽 기관투자가들의 국내 시장 진입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거래소는 이와 더불어 CCP12에 소속된 CCP들과 협력해 청산 결제 업무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전 세계 CCP들과 위험 관리 고도화, 청산상품 확대 등 각 분야에서 협업을 늘려 유럽 기관들의 자금을 국내 파생상품 시장으로 유치할 방침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 2일부터 이달 13일까지 국내 선물·옵션 파생상품 전체 거래 대금(2경 2346조 원) 중 외국인 투자(1경 2289조 원)가 차지하는 비중은 54.99%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