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또 다시 중국을 찾아 중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최근 출시된 애플의 아이폰15 시리즈가 중국에서 판매가 부진하자 이를 만회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팀 쿡 CEO는 16일(현지시간) 자신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계정에 중국 청두 방문 사실을 전했다. 팀 쿡은 웨이보에 아이폰15 프로맥스로 청두 안순교의 야경을 찍은 사진과 함께 “안녕, 청두! 아이폰15 프로맥스가 유서깊은 안순교의 멋진 사진을 포착했다”라고 게재했다. 그는 청두 야경의 대표 명소인 안순교를 촬영한 사진을 통해 최근 출시된 아이폰15 프로맥스의 기능을 어필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15가 게임 부문에 특화됐다는 것도 강조했다. 그는 “흥미진진한 ‘왕자영요(Honor of Kings)’는 청두에서 탄생했으며 현재 앱스토어에서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며 동영상을 포함한 게시물도 작성했다. 팀 쿡은 “애플 타이구리 청두 매장에서 게임한 참가자들에게 감사한다”며 “오늘 밤은 너무 덥네요”라고 적었다. 동영상에서 팀 쿡은 애플 타이구리 청두 매장에서 직원, 방문객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했고 현장에선 게임 대결이 펼쳐졌다.
팀 쿡은 미중 갈등 양상 속에도 중국을 자주 찾아 눈길을 끌고 있다. 올해 3월에는 베이징을 찾아 중국발전고위급포럼에 참여하고 “애플과 중국은 공생관계”라고 강조했다. 당시에도 팀 쿡은 애플의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고 고객들과 셀카를 찍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애플의 최신 스마트폰인 아이폰15 시리즈가 중국에서 이전제품보다 판매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분석기관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아이폰15 시리즈는 출시 이후 17일간 중국에서의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아이폰14 시리즈보다 4.5% 판매량이 줄어든 것으로 추정됐다.
아이폰15 시리즈는 지난달 12일 처음 공개된 후 같은 달 22일 중국에서 출시됐다.
투자은행 제프리스 분석가들도 아이폰15의 판매가 전작보다 두 자릿수 비율로 감소한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들 기관은 아이폰의 이같은 판매 부진은 중국 스마트폰 업체인 오포와 비보 제품이 큰 인기를 끌었던 2018년 이후 최악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에서 스마트폰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증가한 것과 비교해도 대조적이다.
중국 스마트폰 판매량은 화웨이와 샤오미 등 안드로이드폰 판매가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면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보고서에서 판매 부진으로 아이폰이 화웨이에 중국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내줬다고 진단했다. 또 “중국에서 수요 약화로 올해 아이폰15의 글로벌 출하량이 예상보다 적고 이런 추세라면 내년에는 화웨이보다 판매가 부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화웨이가 지난 8월 내놓은 새 스마트폰 ‘메이트 60시리즈’는 중국에서 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미국의 첨단 반도체 수출 제재를 뚫고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7나노 반도체칩이 장착된 것으로 알려진 메이트60시리즈는 애국소비 열풍을 타고 판매 호조를 기록하는 것으로 보인다.
팀 쿡이 직접 중국을 찾아 아이폰15의 성능을 과시하고 중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것도 출시 초 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애플이 아이폰의 최대 시장 중 하나인 중국에서 판매량이 늘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