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공사현장 붕괴 등 부실감리로 발생하는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서울형 건설사업관리’를 도입하고 감리 용역 대가를 25% 올린다.
17일 SH공사 등에 따르면 공사는 감리 용역대가를 25%올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서울형 건설사업관리’를 위한 것으로 1000가구 기준 107억 원인 감리용역비는 133억 원으로 증액된다. 공사는 “최근 공사현장 붕괴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시공품질과 안전관리를 내실화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또 공사는 용역업체 입찰공고시 적정임금을 명시하고 대가 지급확약을 쓰도록 할 예정이다. 용역업체가 감리직원에 임금을 제대로 지급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대가지급 현황 등에 대한 사후 확인 절차도 마련할 계획이다. 당초 공사는 감리직원에게 공사가 임금을 직접 지급하는 방안도 고려했으나 직고용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 만큼 사후 확인으로 방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 사전 용역사 평가기준도 기존 면접 대상자 2명에서 4~5명까지 늘린다.
용역대가를 올리는 대신 감리업체의 책임과 처벌도 강화한다. 그동안 벌점 부과 대상자는 감리사업자와 책임기술인(책임감리)이었으나 추후 기술보조인(보조감리)까지 벌점 부과 대상자에 추가될 전망이다. 또 골조공사가 40% 진행된 시점에 주요부위의 강도를 측정하고 철근탐사를 시행하는 ‘골조품질 사후 확인제’를 실시한다. 이 과정에서 하자 발생 시 벌점을 부과하고 시공평가(PQ)에 반영해 추후 입찰에 불이익을 줄 계획이다.
앞서 SH공사는 ‘서울형 감리’ 도입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지난 8월 기자간담회에서 “부실시공을 막으려면 시공이 설계도서 등에 따라 제대로 이뤄졌는지 관리·감독하는 감리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며 “‘서울형 감리’를 도입하려 한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SH공사가 ‘건설사업관리(PM)’란 용어를 썼지만 사실상 감리(CM) 분야에 한정된 점을 한계로 지적하기도 했다. 통상 PM은 제3자가 발주처 대신 프로젝트 범위, 공정, 품질 전반을 지위하고 조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공사는 “내·외부 검토와 관련 부서 협의를 통해 제도를 보완·추진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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