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사측에 인력 감축 계획 철회를 요구하며 다음달 총파업을 예고했다. 파업이 현실화되면 지하철 출퇴근 대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와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으로 구성된 서울교통공사 노조 연합교섭단은 18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이 구조조정 계획을 철회하지 않으면 다음달 9일 총파업하겠다고 밝혔다. 파업시 서울교통공사가 운영하는 지하철 1~8호선 이용에 차질이 예상된다. 노사가 체결한 필수유지업무 협정에 따라 평일 운행률은 50~80% 수준을 유지하지만 공휴일 운행률은 1~8호선 모두 50%로 떨어진다.
노조 연합교섭단은 19일 서울시청 앞에서 재차 기자회견을 열고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할 예정이다. 노조 관계자는 “구조조정 최종 결정권자인 오 시장과 직접 만나 우리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지난 12~16일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찬성률 73.4%로 파업을 가결시켰다. 전날 연합교섭단이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사측과 최종 조정 회의에 나섰으나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서울교통공사와 노조는 올해 7월 첫 본교섭 개시 이후 10회의 교섭(본교섭 3회·실무교섭 7회)을 진행했지만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2026년까지 전체 정원의 13.5%에 달하는 2212명을 감축한다는 구조조정 계획에 노조가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말 기준 서울교통공사의 누적 적자는 17조 6808억 원, 자본잠식률은 61.9%에 달한다. 사측은 인력 감축을 조건으로 행정안전부로부터 공사채 발행 승인을 받은 만큼 구조조정 계획을 철회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는 사측이 지난 2년간 강제 인력 감축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현정희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작년 이태원 참사를 겪고도 서울시는 서울시민과 노동자의 생명보다 돈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냐"라며 "오세훈 시장은 2021년과 2022년 노사 합의를 통해 강제적 구조조정은 하지 않겠다고 두 번이나 합의한 것을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