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야 국회의원 약 100명이 18일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서 집단 참배했다. 앞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전날 직접 참배 대신 공물을 봉납했고, 내각 각료 3명이 신사를 찾아 참배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초당파 의원 모임인 ‘다 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 96명은 추계 예대제(例大祭) 이틀째를 맞아 이날 오전 집단으로 야스쿠니 신사를 찾았다. 이 모임은 매년 봄·가을 예대제와 8월 15일 패전일에 야스쿠니 신사를 집단 참배하고 있다.
모임의 부회장인 자민당 아이사와 이치로 의원은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날 일본의 안정과 번영은 많은 영령이 초석이 되어 주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전쟁의 비참함과 평화의 소중함을 다음 세대에 확실히 전해가는 것은 우리의 큰 사명”이라고 밝혔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예대제 첫날인 17일 ‘내각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 명의로 ‘마사카키’라고 불리는 공물을 봉납했다. 기시다 총리는 2021년 10월 총리 취임 이후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참배하는 대신 공물을 봉납해 오고 있다. 같은 날 신도 요시타카 경제재생담당상,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 등 기시다 내각 각료 3명이 신사를 참배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는 “(총리의 봉납은) 사인((私人) 입장에서의 봉납”이라며 정치·외교적인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한편 “앞으로도 중국, 한국을 포함한 이웃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국 외교부는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유감을 표하고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자들이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