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 TSMC가 대만 북부에 착공할 예정이던 1㎚(나노미터·10억분의 1m) 반도체 공장 증설을 포기했다.
18일 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TSMC는 전날 성명을 통해 “현 상황에서 더는 룽탄과학단지 3기 확장 건설 프로젝트에 진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TSMC는 “대만 내에서 반도체 공장 건설에 적합한 토지를 평가하기 위해 대만 정부와 계속 협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당초 TSMC는 1.4나노 제조 공정 반도체 공장을 2026년까지 건설해 2027년부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대만 행정원은 지난해 11월 최첨단 1나노 공장 용지로 대만 북부의 타오위안 소재 룽탄과학단지 3기 확장 건설 용지 중 일부를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대상이 된 토지 158.59㏊ 가운데 사유지가 88%에 달하는데도 이를 일방적으로 수용해 TSMC에 넘기기로 한 대만 당국의 조처를 두고 특혜 논란이 일었다. 대만 중앙정부와 타오위안시 정부는 TSMC의 1나노 공장 증설을 적극적으로 지원했으나 토지를 수용당할 처지에 놓인 현지 주민들이 강력하게 반발했다.
올해 들어 타오위안 룽탄과학단지 3기 확장 건설에 반대하는 자구회(주민대책위원회 격)가 결성돼 룽탄과학단지 3기 증설 계획을 추진하는 신주과학단지관리국·TSMC 등과 여러 차례 협의했으나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TSMC는 19일 3분기 법인 실적 설명회를 앞두고 이 같은 내용의 성명을 내놓았다. 일각에서는 내년 반도체 시장이 3나노 제품 위주로 짜일 것으로 예상되고 1나노 반도체와 관련한 청사진이 제대로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TSMC가 1나노 반도체 공장 증설을 미룬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