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30년 앞선 이건희…"구글·IBM도 인재경영 배운다"

◆삼성 '신경영 학술대회'

"실력 기반한 채용, 세계가 모방

창조정신, 불가능을 가능케 해"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의 3주기를 기념해 18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신경영 30주년 학술대회에 참석한 청중들이 영상물을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의 3주기를 기념해 18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신경영 30주년 학술대회에 참석한 청중들이 영상물을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이 30년 전 신경영에 나서면서 내세운 ‘인재 중심’ 경영 원칙을 구글이나 IBM과 같은 빅테크 기업들도 모방하고 있다는 경영학계의 분석이 나왔다.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모두 다 바꿔보라”는 이 선대회장의 일성이 삼성과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 기업들에 광범위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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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자원관리(HR) 학계의 세계적 구루로 통하는 패트릭 라이트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영대 교수는 18일 ‘삼성 신경영 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해 “이 선대회장이 요구한 신경영의 요체 중 하나는 최고의 보수를 보장해 최고급 두뇌를 영입한 것”이라며 “특히 학력이 아니라 기술 수준에 기반해 인재를 채용한 인사 정책은 30년이 지난 현재 구글과 IBM 등이 그대로 따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경영학회가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김황식 호암재단 이사장 등 300여 명이 참석해 뜨거운 열기 속에서 진행됐다.

지난 30년간 삼성이 이룬 경이적인 성공의 배경에 이 선대회장의 창조 정신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스콧 스턴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영학과 교수는 D램·스마트폰·디스플레이 등 삼성이 추격자에서 선도자로 자리 잡은 3대 품목을 거명하며 “이 선대회장은 항상 가능성을 뛰어넘는 창조를 임직원에게 요구했고 과감하게 자원과 조직을 배치해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창조적 발상보다 더 뛰어난 것은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실행 능력이었다. 기조연설자로 나선 로저 마틴 토론토대 경영대학원 명예교수는 “홈런을 예고했던 베이브 루스가 담장을 넘기지 못했다면 단순히 오만한 사람으로 머물렀을 것”이라며 “이 선대회장은 상상력을 현실로 옮겨 전략적 이론가이자 실행자가 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삼성이 처한 대내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제2의 신경영’ 선언이 필요하다고 석학들은 입을 모았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정학적 위기와 공급망 재편 등 위기를 이겨내려면 혁신과 사람 중심의 신경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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