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중국해와 남중국해 상공의 국제공역에서 비행 중인 미국 군용기를 향해 중국 전투기가 위협 비행한 영상과 사진 15건이 공개됐다. 중국은 해당 공역이 자국 영공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해 미국 군용기는 자유롭게 비행할 수 있다.
미국 국방부는 17일(현지시간) 이와 같은 내용 15건에 대한 기밀을 해제하고 관련 영상과 사진을 공개했다.
지난 6월12일 동중국해 상공에서 찍힌 영상에는 중국 전투기들은 국제법상 적법하게 비행하고 있는 미국 정찰기를 향해 의도적으로 접근해 비행을 하고 플레어(미사일 회피용 섬광탄) 8발을 발사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영상에는 중국의 위협에 놀란 미군 조종사는 “섬광탄! 섬광탄!”이라고 외치는 장면이 담겨 있다. 전투기들 간 거리는 측면에서 약 275m에 불과했다. 이런 근접 비행은 충돌 가능성 탓에 매우 위험하다. 이런 상황에도 미국 조종사가 교신을 시도하자 중국 조종사는 “꺼져(fuc* off)”라고 응답했다.
이와 같은 위협적인 근접 비행은 지속해서 이어졌다. 지난달 21일 남중국해 상공 영상에는 중국 전투기가 측면 15m 정도 거리까지 접근했고 지난 3월24일 동중국해 상공에서는 미국 군용기 측면과 아래에 불과 3~4.5m 거리로 다가왔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국방부는 “중국군 전투기가 미국 측 자산을 향해 먼저 속력을 냈고 군용기의 노즈(앞쪽 코 부분) 아래를 지나가서 미국 측이 중국군 전투기를 시야에서 잃어 버렸다”면서 “미국 측 조종사가 두 기체 사이의 거리를 벌린 후에도 중국 측 전투기가 옆쪽에서 불과 4.5m, 아래쪽에서 불과 3m 거리까지 재접근했다”고 전했다.
지난 5월25일 촬영된 영상에 따르면 미군기 옆에 다가온 중국 전투기가 의도적으로 미군기 정면으로 돌진해 난기류를 일으킨 탓에 미군기가 심하게 요동쳤다.
미 국방부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강압적이고 위험한 행동은 국제사회 일원들이 국제법상의 권리를 위협하고 강제하려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중국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대부분이 자국의 영토이자 영해·영공이라고 주장해 주변국과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므로 중국 영공이란 주장을 뒷받침하고자 이와 같은 위협 행동을 취한다는 지적이다.
중국의 유사한 위협 비행은 비단 미국만을 향한 것이 아니다. 지난 16일 유엔 임무를 수행하던 캐나다 공군 정찰기에 대해서도 중국 전투기는 근접 비행으로 위협을 가했고 지난해 호주군 해상 초계기도 대만 영공 인근에서 중국군 전투기와 충돌 직전까지 가는 상황을 빚기도 했다.
/김태원 기자 reviv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