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가치사슬 전반에 투자하는 신한자산운용의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상장지수펀드(ETF)가 상장 반년 만에 3000억 원 가까운 자금을 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가 3분기에 올 해 처음으로 조(兆) 단위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했다는 소식도 더해져 반도체 업황 반등이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한운용의 ‘SOL 반도체소부장Fn’ ETF는 올 4월 25일 상장한 이후 총 2700억 원의 자산이 유입되며 전체 순자산이 2831억 원까지 불어났다. 최근 한 달 사이에도 220억 원이 추가로 들어오면서 꾸준히 몸집을 불리는 모습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상장 이후 904억 원을 사들이면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ETF는 국내 우량 반도체 소부장 기업 20곳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19일 기준 고대역폭메모리(HBM) 대장주로 꼽히는 한미반도체(042700)를 13.39%로 가장 많은 비중으로 편입하고 있으며 HPSP(8.34%), 리노공업(058470)(8.22%), 이오테크닉스(039030)(6.79%), 동진쎄미켐(005290)(5.81%), 솔브레인(357780)(5.6%), 원익IPS(240810)(5.4%), 대덕전자(353200)(4.29%) 등 반도체 장비·부품·소재 기업에 골고루 투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4분기부터 반도체 업황 정상화 조짐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이 ETF의 매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가 3분기 2조 4000억 원의 영업이익으로 올 해 첫 조 단위 이익을 기록하는 데 성공하는 등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 반도체 기업보다 소부장주의 주가 상승률이 더 높기 때문이다.
아울러 반도체 업황을 짓누르던 재고가 정상 수준으로 회복하고 있다는 점 역시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KB증권에 따르면 4분기 주요 스마트폰·PC, 북미 서버 업체들의 재고가 정상 수준으로 줄었다. 아울러 북미 서버 업체들은 1년 만에 일반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 주문을 재개했다. 내년에는 스마트폰과 PC의 교체 시기가 도래한다는 점 역시 반도체 업황 정상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박수민 신한운용 ETF전략팀장은 “감산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이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으면서 반도체 시장이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나오고 있다”며 “HBM을 생산하는 국내 반도체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기업들의 수혜와 함께 인공지능(AI) 반도체 양산을 위한 전·후공정 과정에서 소부장 기업에 대한 투자도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