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소방관 10명 중 7명 건강이상…폐결핵·난청 등 직업병 13.7%

정밀건강진단 대상자 중 받지 않은 사람 절반 육박

지난달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초고층 건축물 민·관 합동 소방훈련’에서 소방관들이 전기차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연합뉴스지난달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초고층 건축물 민·관 합동 소방훈련’에서 소방관들이 전기차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연합뉴스




소방공무원 10명 중 7명이 건강 이상으로 관찰이 필요하거나 질병 소견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소방공무원 건강 진단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정기(특수)건강진단을 한 소방공무원 6만2453명 중 4만5453명(72.8%)이 이 같은 진단 결과를 받았다. 소방공무원은 ‘소방공무원 보건안전 및 복지 기본법’에 따라 매년 정기진단을 받는다.

전체 소방공무원 중 정기진단 후 건강이상자로 확인된 소방공무원의 비중은 2018년 67.4%(3만577명)에서 2022년 72.8%(4만5453명)로 높아졌다.

건강이상자 수로 보면 48.6% 증가한 것으로, 소방공무원 정원 확충으로 정기진단 실시 대상이 36.4% 늘어난 것을 감안하더라도 높은 수치다.

건강이상자 중 일반 질병은 3만9211명(86.3%), 직업병은 6242명(13.7%)이었다. 일반 질병은 고혈압·고지혈증·당뇨 등 일반 성인병과 심장·간장·신장질환 등 주요 질환을 말한다.

반면 직업병의 경우 폐결핵, 난청 등 소방관이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유해 환경으로 인한 질환을 뜻한다.



용 의원은 “출동 및 차량 사이렌 등 장기간 높은 소음과 스트레스에 노출되고, 화재·구조 현장에서 유해성 가스나 분진을 흡입할 수밖에 없는 소방관의 열악한 근무 환경이 고스란히 건강 이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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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진단 혹은 수시진단 후 직업성 관련 증상이 발견되면 사후 관리를 위해 정밀건강진단(2차)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 정밀진단을 추가로 받아야 하는 4711명(10.4%) 가운데 실제 완료한 인원은 절반가량인 2602명(55.2%)에 그쳤다.

정밀건강진단 대상자 대비 실시율은 2018년 22.3%에서 2019년 77.8%로 증가했으나, 2020년 59.9%, 2021년 57.1%, 지난해 55.2%로 다시 하락하는 추세다.

소방관들은 직장인들과 달리 건강진단을 받지 않아도 본인이나 소속 기관에 별다른 제재가 없다.

정기진단의 경우 검사율이 매우 높지만, 정밀진단은 별도로 시간을 내 추가 검진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소방관들의 경우 참여율이 떨어질 수 있다.

업무로 인해 유해인자 노출이 의심되는 경우 기관장이 명하는 수시건강진단은 지난 5년간 전국(일부 자체 검사 지역 제외) 소방관 중 1532명이 받는 데 그쳤다.

정밀진단이나 수시진단 예산을 별도로 책정하지 않고 정기진단 예산의 잔액으로만 집행하는 지자체도 있어, 예산 부족으로 필요한 건강진단을 받지 못하는 소방관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용 의원은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으로 전환된 지 3년째이지만 10명 중 7명이 여전히 건강 위험에 놓여 있을 정도로 복지·처우 개선은 멈춰있다”면서 “소방관의 건강 위험이 매년 심각해지는 것으로 나타나는 만큼 소방공무원의 건강진단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조기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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