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형문화재 대목장 전흥수 보유자가 지난 22일 별세했다. 향년 85세. 23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1938년생인 고인은 부친인 고(故) 전병석 씨와 충청 지방의 유명한 대목장이었던 김중희 선생 아래에서 목수 일을 배우며 체계적으로 고건축 기술을 익혔다.
‘대목장’은 집 짓는 일 즉, 건축 공사의 전반을 담당하는 목수를 뜻한다. 각 재료를 마름질하고 다듬는 기술 설계부터 공사 감리까지 다양한 과정을 맡는다. 전통시대 궁궐이나 사찰, 군영시설 등을 건축하는 도편수(都邊首)를 계승했다.
고인은 1961년부터 주요 문화유산 공사 현장에서 일하면서 남한산성, 흥인지문, 창덕궁 등을 수리·보수했고, 마곡사·월정사·화엄사 등 주요 사찰 공사도 맡았다. 이후 1979년 문화재수리기능자 자격을 취득해 장인으로서 한 길을 걸었다.
수원 화성의 남쪽 문인 보물 ‘수원 팔달문’을 해체·보수하는 과정에서는 공사를 총괄하는 도편수로서 약 3년간의 작업을 이끌기도 했다.
고인은 전통 건축의 맥을 잇는 후학 양성에도 힘써왔다. 1998년 10월에는 고향인 충남 예산에 ‘고건축박물관’을 세워 다양한 건축물을 축소한 모형과 목수들이 쓰던 갖가지 연장, 자재 등을 한자리에 모았다.
2000년 무형문화재(국가무형유산) 대목장 보유자로 인정받은 뒤에도 전통 건축 전승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이런 공로로 생전 문화체육부 장관 공로패(1998), 좋은 한국인 대상(1999), 행정자치부 장관상(2002), 대한민국 문화유산상 보존관리 부문(2004), 보관문화훈장(2016) 등을 받았다.
빈소는 경기 성남 분당제생병원장례식장 5호실에 마련됐다. 유족으로는 부인 박희준 씨, 아들 욱진 씨, 딸 민승·진기·진선 씨 등이 있다. 발인은 24일 오전 예정이며, 장지는 용인 평온의숲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