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이·팔전쟁 본 사우디, K무기 러브콜…尹, 방산세일즈 광폭 행보

[尹 사우디 국빈방문]대규모 방산 수출 논의

대통령실 "상당히 큰 협력 성사단계"

주변국 의식 구체 내용은 안밝힐듯

예멘 반군 미사일 공격 받는 사우디

지대공미사일 '천궁-2' 도입 관심

성사땐 UAE 구매 규모 3배 넘을듯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리야드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사우디 투자포럼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리야드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사우디 투자포럼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불안정한 중동 정세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순방 도중 방산 수출 관련 협상이 진전된 것은 급변하는 정세에 대응하고자 하는 사우디의 수요와 방산 수출을 확대하고자 하는 우리나라의 의도가 일치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구체적인 계약 내용과 도입 물량 등은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인접 지역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무장 정파 하마스 간의 분쟁이 악화일로에 접어들고 있는 상황이어서 주변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23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한국과 사우디 사이의 대규모 방산 협력 논의가 막판 논의 단계에 접어들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협력은 성사 단계이고 그 규모와 액수가 상당히 크다”며 “지금 상세하게 말씀드릴 수 없지만 대공화력 체계와 화력 두 부분에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중동 지역의 전쟁 와중에도 윤 대통령은 이곳을 찾았다”며 “제2의 중동 특수를 일으켜 우리 경제를 살리고 국익 외교에 매진하는 ‘일하는 대통령’의 행보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구체적인 방산 계약 내용은 윤 대통령 순방 기간 내 공개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어떤 무기 체계를 구입하는지, 총액은 얼마인지 밝혀버리면 주변 국가가 구체적으로 몇 대 구입하는지 추정할 수 있어 사우디 측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변국이 분쟁에 휩싸인 상황에서 무기를 추가 구매하는 것에 대한 외부 시선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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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사우디의 안보 상황과 우리의 주력 방산 수출 상품을 고려하면 사우디가 도입하는 무기 체계는 지대공미사일(M-SAM) 개량형의 ‘천궁-2’일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시에 기존에 수입한 천무 미사일 등의 물량 확대 성과도 기대된다.

사우디는 그동안 예멘 후티 반군으로부터 탄도미사일과 드론 등을 이용한 공격을 받고 있어 요격미사일 수요가 큰 상황이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도 지난해 11월 방한 당시 중거리 지대공 요격 체계 ‘천궁-2’에 깊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해 국내 방산 업체들이 아랍에미리트(UAE)에 35억 달러(약 4조 7300억 원) 규모의 ‘천궁-2’ 지대공미사일 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에 비춰 유사한 무기 체계를 사우디 측도 고려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동 국가들은 지상군과 공군을 주력으로 하고 있어 천궁-2에 대한 관심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서울 아덱스 2023’ 전시회 기간에 방문한 칼레드 빈 후세인 알 비야리 사우디 국방부 정무차관에게 다양한 제품을 소개했다며 “UAE에 수출한 중거리 M-SAM 체계에 사우디가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어 수출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그는 “사우디 측에서 추가로 M-SAM 현지화를 언급하고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에도 관심을 보여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덧붙였다.

군사 전문가들은 사우디가 천궁-2를 도입할 경우 그 물량이 기존 UAE의 천궁-2 도입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방과학연구소 관계자는 “올해 4분기부터 UAE에 수출할 천궁-2 양산이 본격화하면 2024년부터 중동 지역 정밀유도무기(PGM) 수출도 늘어날 것”이라며 “따라서 UAE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도 천궁-2 구매에 관심이 크기 때문에 만약 도입을 결정한다면 그 규모가 UAE 도입 규모였던 4조 7300억 원의 3배에 달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여기에 이른바 ‘강철비’라고 부르는 천무와 관련해서는 국산 차세대 다연장로켓인 K-239 천무가 사우디 군부대에서 운용되고 있어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추가 구매에 대해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빈 살만 왕세자는 2019년 방한 당시 △‘K-239 다연장로켓 천무’를 비롯해 △K9 자주포 △K2 전차 등의 무기 체계를 확인하기도 했다.

이에 사우디 측은 2022년 3월 천무 제작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30억 리얄(약 9880억 원) 규모의 방산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천무는 사우디군뿐만 아니라 폴란드와 UAE군이 운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야드=주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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