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 스피드 늘리는 도구로 열심히 훈련했어요. 무거운 것, 낭창거리는 것, ‘딸깍’ 소리 나는 것 등 도구 4개를 번갈아가면서 반복 연습했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개막을 이틀 앞둔 24일 프로암 경기에서도 시원시원한 장타 실력을 뽐낸 ‘장타 여왕’ 방신실(19·KB금융그룹)은 멀리 치는 비결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올 시즌 드라이버 샷 거리 1위(263야드)인 방신실의 장타 비결은 173㎝의 큰 키도 한몫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스피드 스틱 등 도구를 이용해 스피드를 체계적으로 늘리고 골반을 활용하는 스윙 교정 등 피나는 연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두 달 반의 태국 겨울 훈련 동안 스피드 훈련을 아침·점심·저녁으로 1시간 반씩 한 결과 비거리가 약 20야드 늘어났다고 한다.
방신실의 스윙 동작을 자세히 살펴보면 몇 가지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 어드레스 자세를 잡을 때 양발을 좌우로 번갈아가면서 지면을 여러 차례 밟는다. 볼 위치, 발, 엉덩이, 팔, 어깨의 정렬 상태를 체크하면서 몸의 힘을 빼는 과정이다. 양팔은 견고하게 가슴 앞에 두고 드로(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휘는 구질)를 치기 위해 스탠스를 살짝 우측으로 서는 경향이 있다.
백스윙에서 가장 큰 특징은 톱에서 짧은 순간 멈추는 듯한 동작이다. 방신실은 “0.5초 멈춘다는 느낌을 갖는다”고 말한다. 장타 욕심을 내다보면 스윙을 빠르게 하면서 자칫 리듬이 헝클어질 수 있는데 잠시 멈추는 여유를 통해 이를 방지하는 것이다.
다운스윙 동작에서 핵심은 골반이다. 지면 반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약간 주저앉는 듯한 자세를 취한다. 동시에 힙턴을 빠르게 함으로써 힘을 한순간에 폭발시킨다. 방신실은 “멀리 칠 때 가장 중요한 건 힙턴을 빠르게 하되 제자리에서 돈다는 느낌이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신실은 호쾌한 장타와 함께 한 번 흐름을 타면 무섭게 버디를 몰아치는 ‘닥공(닥치고 공격)’ 골프를 통해 이달 중순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에서 시즌 두 번째 정상에 올랐다. 신인상 경쟁을 펼치는 김민별(19·하이트진로), 황유민(20·롯데)을 제치고 가장 먼저 2승 고지를 밟았다. 내친김에 다승 공동 선두(박지영·이예원·임진희 3승)까지 넘보는 방신실은 “1차 목표는 톱 10이다. 3승을 이 대회에서 하면 좋겠지만 일단은 욕심을 내려놓고 기회가 온다면 노리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