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본격적인 민생 현장 행보에 나섰다. 비서실장은 청년 행정관들의 쓴소리를 듣고 수석비서관들은 민생과 청년에 초점을 맞춘 현장 일정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 순방 성과를 민생 행보로 이어 30% 초반대로 뚝 떨어진 지지율을 반등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24일 대통령실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1980년대 중반~1990년대생 30대 행정관 10여 명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시민사회수석실과 정무수석실 행정관들이 주로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청년 행정관들의 주요 국정 현안이나 국정운영 방식에 관한 의견을 경청했다. 간담회에서는 “이념도 중요하나 공정 어젠다를 살려야 한다” “정책 및 의사 결정 과정에 왜 젊은 사람들은 안 보이고 할아버지들만 보이느냐” “청년을 위한 정부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젊은 세대가 안 보인다” 등 신랄한 비판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청년 행정관들은 특히 현 정부가 내각과 공공기관 등의 주요 보직에 30~50대 청장년층을 중용하지 않고 60대 이상이 주를 이루는 인사 방식은 젊은 유권자들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청년 행정관들에게 “자주 이런 자리를 가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실장은 최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대통령실 청년 행정관들의 ‘젊은 생각’을 들어보자는 의견을 받아들여 이날 간담회로 연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모진들의 민생 현장 행보도 이어지고 있다. 김 실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소상공인연합회에서 열린 ‘소상공인 애로 경청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관섭 국정기획수석은 25일 서울 종로 상점가를 돌면서 소상공인들을 만날 예정이다. 소상공인 대표와의 간담회도 준비하고 있다. 강승규 시민사회수석도 같은 날 ‘MZ세대’ 교사들과 간담회를 진행한다.
비서관급 참모진들도 현장에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김민석 고용노동비서관은 서울 강남에서 ‘모두의연구소’와 ‘엘리스’ ‘멋쟁이사자처럼’ ‘그렙’ 등 정보기술(IT) 분야 교육기관들과 단체 회동을 하고 청년들의 고용 실태와 교육·취업 지원 프로그램 현황 등을 점검했다. 김종문 국정과제비서관은 이날 서울 목동의 경인출입국관리청을 방문해 외국인 근로자들과 일선 출입국 공무원들을 만나 이들의 애로 사항을 청취했다. 이밖에 경제·산업 분야 참모들이 안보 관련 현장을 찾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19일 참모들에게 “비서실장부터 수석, 비서관, 그리고 행정관까지 모든 참모가 책상에만 앉아 있지 말고 국민들의 민생 현장에 파고들어 살아 있는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들으라”고 지시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21일 순방 출국 전 한덕수 국무총리를 포함한 내각에도 “직급별로 현장에 달려가라”고 지시했다. 한 총리는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직급에 상관없이 모든 공직자가 현장으로 나가달라”며 “저와 장차관들뿐만 아니라 실장, 국장, 그리고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하는 실무자 모두 국민을 직접 만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이날 오후 기존 일정에 없던 마포농수산물시장을 방문해 김장철 배추 값 등 장바구니 물가 상황을 살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