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이 2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3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국내 은행 원화 대출 연체율은 0.43%로 전달 말(0.39%)보다 0.04%포인트 증가했다. 2020년 2월(0.43%)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월별 연체율은 6월 0.35%를 기록한 이래 8월까지 두 달 내리 올랐다. 올해 연체율 추이를 보면 3월과 6월 등 분기 말에 은행들이 부실채권을 정리하면서 전월 대비 낮아졌다가 이후 다시 오르며 전반적으로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8월 연체율이 오른 것은 새로 발생한 연체액이 늘어난 영향이다. 8월 한 달간 신규 연체 금액은 2조 2000억 원으로 전달보다 2000억 원 늘었다. 신규 연체율(8월 중 신규 연체 발생액/7월 말 대출 잔액) 0.1%로 전달 대비 0.01%포인트 올랐다.
부문별로 보면 가계대출 연체율은 8월 말 0.38%로 전월보다 0.02%포인트 증가했다. 신용대출 연체율이 0.76%로 전월 대비 0.05%포인트 오르면서 상승세를 견인했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도 0.24%로 0.01%포인트 올랐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8월 말 기준 0.47%로 전월보다 0.06%포인트 증가했다. 중소기업(중소법인+개인사업자) 연체율이 0.55%로 0.06%포인트 오른 영향이 컸다. 특히 중소법인 연체율은 전월보다 0.08%포인트나 증가했다. 대기업 연체율은 0.13%로 전월보다 0.01%포인트 올랐다.
금감원은 “현재까지 국내은행의 연체율은 과거 장기평균 등 대비 낮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 사태 전 10년간(2010~2019년) 은행권의 월평균 연체율은 0.78%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9월부터 유예된 대출 일부에 대한 상환이 시작되는 만큼 하반기 내 연체율 오름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감원은 “고금리 상황 지속 및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 확대 등에 따라 향후 추가 연체율 상승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면서 “은행이 본연의 자금공급 기능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