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000660)가 3분기에 1조 792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다만 주력 사업인 D램이 시장 수요 증가 속에 2개 분기 만에 흑자로 전환하면서 길었던 불황의 늪을 탈출할 기회를 봤다. 회사는 반도체 업턴(상승 전환기)에 대비해 고부가 주력 제품에 대한 투자를 더욱 늘릴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26일 실적발표회를 열고 올해 3분기 매출 9조 662억 원, 영업손실 1조 7920억 원, 순손실 2조 1847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2분기 2조 8821억 원에 달했던 적자 폭을 1조 원 이상 크게 줄였다. 전 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24% 늘었고 영업손실은 38% 감소했다.
SK하이닉스는 “고성능 메모리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 수요가 증가하면서 경영 실적이 1분기를 저점으로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대표적인 인공지능(AI)용 메모리인 고대역폭메모리(HBM)3, 고용량 더블데이터레이터(DDR)5와 고성능 모바일 D램 등 주력제품들의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1분기 적자였던 D램이 2개 분기 만에 흑자로 전환한 데 의미를 뒀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D램과 낸드 모두 판매량이 늘었고 D램은 평균판매가격(ASP) 또한 상승했다.
D램은 AI 등 고성능 서버용 제품 판매 호조에 힘입어 2분기 대비 출하량이 약 20% 늘었고 ASP는 약 10% 상승했다. 낸드도 고용량 모바일 제품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중심으로 출하량이 늘었다.
흑자로 돌아선 D램은 생성형 AI 수요 증가와 함께 시황이 계속해서 호전될 전망이다. 낸드는 적자가 이어지고 있지만 시황 개선 조짐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어 이에 맞춰 대비할 계획이다. 주요 메모리 공급사들의 감산 효과가 하반기 가시화하면서 재고가 줄어든 고객 중심으로 메모리 구매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제품 가격 또한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는 HBM과 DDR5, 저전력(LP)DDR5 등 고부가 주력 제품에 대한 투자를 더욱 늘릴 계획이다. 회사는 D램 10나노 4세대(1a)와 5세대(1b) 중심으로 공정을 전환하는 한편 HBM과 어드밴스드 패키징 기술인 TSV의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고성능 메모리 시장을 선도하면서 미래 AI 인프라의 핵심이 될 회사로 탄탄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앞으로 HBM, DDR5 등 글로벌 수위를 점한 제품들을 통해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낼 것이며 고성능 프리미엄 메모리 1등 공급자로서의 입지를 지속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