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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 - 인터뷰]"이태원에 '왜 갔나' 아닌 '왜 못 돌아왔나' 따져야"

◆ ‘우리 지금 이태원이야’ 저자 유해정·이현경

생존자·유족 등 14명 목소리 담겨

"제대로 처리해야 또다른 비극 막아"

유해정(왼쪽)·이현경 시민 활동가가 이태원 참사에 대해 말하고 있다.유해정(왼쪽)·이현경 시민 활동가가 이태원 참사에 대해 말하고 있다.




“당연히 이태원은 앞으로도 젊은이들이 활개치고 상상하는 공간이 돼야 해요. 그곳에서 그들이 살아 나가는 데 좋은 에너지를 받아야 하고요. 어른들이 이를 지켜줘야 합니다. 그런데 혹자는 ‘그런 곳에 왜 갔느냐, 귀신놀이를 왜 했느냐’고 묻는 데 이는 잘못이에요. 오히려 그들이 ‘왜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는가’를 따져야 하는 거예요.”(유해정 활동가)



이태원 참사 발생 1주기(29일)을 앞두고 참사 생존자와 희생자의 가족, 친구, 이태원 주민 등 14명의 목소리를 기록한 인터뷰집 ‘우리 지금 이태원이야’(창비)가 10·29 이태원 참사 작가기록단(이하 작가기록단, 모두 13명)에 의해 최근 출간됐다. 작가기록단 가운데 유해정 인권기록센터 ‘사이’ 활동가, 이현경 시민활동가를 25일 서울경제가 만났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의의 지지 아래 책 출간 작업은 지난 2월 시작됐다고 한다. 다양한 재난참사를 기록해온 인권기록센터 ‘사이’의 작가들을 주축으로 작가기록단을 꾸리고 생존자 등과 접촉했다. 논란을 없애기 위해 공식적으로 희망자를 모았다고 한다. 책에는 참사 생존자 이주현 씨, 희생자 김의현 씨의 누가 김혜인 씨, 희생자 이주영 씨의 연인이자 생존자인 서병우 씨 등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유 활동가는 “앞서 세월호 참사가 10년이 지나면서 기억이 흐릿해지고 있는데 이태원 참사는 기억할 수 있을 때 이를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사회의 안전이 좋아졌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이 잘못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씁쓸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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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경 활동가는 “정부의 싸늘한 태도와 일부 유튜버들의 적대감이 컸다”라면서도 “그래도 시민들이 연대한다는 사실, 더 나은 공동체에 대한 신뢰가 회복됨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책은 모두 3부로 구성됐다. 1부 ‘그날 이태원에서는’는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의 증언을 통해 1년 전 그날을 되돌아본다. 2부 ‘너를 만나러 가는 길’에서는 희생자들의 언니, 동생들이 악몽과 맞서면서 일상을 살아가는 고통을 담고 있다. 마지막 3부 ‘도시에 울려 퍼질 골목 이야기’를 통해 사회적 재난으로서의 이태원 참사가 왜 일어났고 책임은 어디에 있는지를 살핀다.

유 활동가는 “이태원 참사를 제대로 처리해야 향후 또다른 재난을 당하지 않을 수 있다”며 “재난에 대한 유일한 성취라는것이 이들의 희생으로 더 좋은 사회가 된다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출판사 창비 측은 “이번 책이 이태원 참사의 가장 신뢰할 만한 기록물이 될 것”이라면서 “아쉽게도 외국인 희생자의 목소리는 담지 못했는 데 향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글·사진=최수문기자


최수문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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