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이 포드와 함께 설립할 예정이던 미국 켄터키 2공장의 생산 일정 조정을 검토한다. 미국자동차노조(UAW)와 큰 폭의 임금 인상에 합의한 포드가 투자에 부담을 느껴 전기차 생산 계획을 연기하기로 결정하면서다.
SK온 관계자는 “2026년으로 예정돼 있던 블루오벌SK 켄터키 2공장 생산을 연기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 27일 말했다. SK온은 지난해 포드와 배터리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설립하고 테네시주와 켄터키주에 각각 1개, 2개의 공장을 짓고 있다.
이번 결정은 포드가 올해 3분기 실적 발표 후 전기차 투자 계획 일부를 잠정 보류하며 나왔다. 포드는 전기차와 전기차 생산 설비에 120억 달러(약 16조 원)를 투자하겠다던 기존 계획을 수정하기로 결정했다. 전기차 가격 경쟁 심화로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진 데다 노조와의 임금 교섭 과정에서 손실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포드는 UAW와 파업 6주 만에 임금 합의안을 도출했다. 4년 간 임금 25% 인상하는 것이 골자로 첫 해에만 임금을 11% 올린다.
올해 3분기 포드 전기차 사업부의 손실은 13억 달러(약 1조 7546억 원)에 달했다. 시장이 전망한 12억 7000만 달러를 웃도는 규모로 3분기 말까지 누적 손실 규모는 31억 달러(약 4조 1859억 원)로 나타났다. 전기차 업계 1위 테슬라가 비용을 절감하고 생산량을 늘리면서 가격 인하 압박이 심화한 결과다.
다만 SK온의 생산 연기 검토 대상은 켄터키 2공장에 국한된다. SK온 관계자는 “테네시 공장과 켄터키 1공장은 계획대로 2025년부터 양산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