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이상한 매매 흐름을 보이면서 1년에 200% 이상 상승한 상장사에 대해 ‘초장기 불건전’이라는 신규 투자 경고를 내리기로 했다. 올 4월 ‘라덕연 사태’, 6월 ‘5개 종목 동시 하한가 사태’에 이어 최근 영풍제지 시세 조종 사건까지 불거지자 시장 감시 체계를 한 단계 더 높였다.
27일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1년에 200% 상승하고 매매 양태가 불건전한 종목을 시장 경보 제도의 투자 경고 종목인 초장기 불건전 요건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초장기 불건전 요건은 이번에 새로 도입되는 투자 경고 유형이다.
앞서 거래소는 지난달 25일 불공정거래 감시 체계 고도화를 위해 초장기 투자 경고 지정 요건을 신설하는 내용의 개선 방안을 밝힌 바 있다. 기존 시장 경보 제도가 단기적으로 주가가 급등하는 종목들에 대해서만 경보를 보내고 장기 상승하는 종목에 대한 투자주의 환기 효과는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아들인 결정이다. 투자경고·위험 종목으로 지정되면 매매 거래를 정지할 수 있다. 위탁증거금 100% 징수, 신용거래 제한 등의 조치를 내릴 수도 있다.
거래소는 우선 새 주가 요건으로 ‘최근 1년간 주가 상승률 200% 이상이면서 당일의 주가가 최근 15일 중 최고가’를 제시했다. 현 이상 거래 적출 기준은 최대 100일로 설계됐다.
불건전 요건으로는 ‘최근 15일 중 상위 10개 계좌의 시세 영향력을 고려한 매수 관여율이 일정 수준 이상인 경우가 4일 이상인 경우’로 정했다. 최근 주가 조작 사건 종목들이 공통으로 유통 가능 주식 비율이 낮아 시세 조종이 수월하다는 점에 착안한 기준이다.
이번 조치에서 코넥스 시장 종목, 거래 개시일을 포함해 1년이 지나지 않은 신규 상장 종목, 최근 30영업일 이내에 초장기·불건전 요건을 충족해 투자 경고 종목으로 이미 지정된 종목은 적용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거래소는 이날부터 20일간 시장 참여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규정 개정, 전산 개발을 거쳐 연내 이 같은 제도를 완전히 도입하기로 했다.
거래소는 “신규 유형 도입으로 불공정거래 개연성이 높은 종목에 대해 주의를 환기할 것”이라며 “다양한 유형의 불공정거래에 적극 대응해 투자자 보호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