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지낸 50대 여성에게 사기를 쳐 금품을 빼앗은 것도 모자라 성관계 요구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무차별적으로 폭행해 상해까지 입힌 60대 승려에게 징역 1년 6개월이 선고됐다.
청주지법 형사2단독 안재훈 부장판사는 특수상해, 사기, 협박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승려 A(64)씨에게 이와 같이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2월 "절 보증금을 빌려주면 골동품 판매 사업을 통해 원금은 물론 이자를 지급하겠다"고 지인 B(50대)씨를 속인 뒤 현금 900만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또 B씨가 자신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찜질기로 피해자를 마구 때려 5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혔고 이 같은 사실을 무마하기 위해 B씨에게 "화해하지 않으면 후회하게 될 것"이라는 내용의 협박 문자를 보냈다.
이 밖에도 A씨는 “나하고 사랑을 하자”면서 성관계 요구했다가 B씨가 이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뺨을 때리는 등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골동품 사업이 부진해 변제하지 못한 것일 뿐 피해자를 기만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특수상해 건에 대해서도 찜질기를 집어서 바닥에 던지기만 했지 폭행은 하지 않았다고 범행을 부인했다.
하지만 안 부장판사는 "골동품 사업이 실체가 없고 A씨 또한 별다른 수입이나 재산이 없어 피해자에게 원금과 이자를 변제할 수 있는 능력이 없었다"며 "특수상해 혐의 또한 피해자가 구체적으로 폭행 사실을 진술하고 있으며 상해를 당한 이후 촬영한 사진과 진단서도 피해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며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폭력의 정도도 상당히 심각해 피해자를 인격체가 아닌 소유물처럼 여기는 모습이 기록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범행 일부를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의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