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2010년대 이후 빠르게 높아진 배경에는 자녀를 갖지 않거나 자녀를 갖는 시기를 미루는 여성이 늘어난 원인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지연 연구위원은 30일 이 같은 내용의 '30대 여성 경제활동참가율 상승의 배경과 시사점' 연구를 발표했다.
여성의 생애주기별 경제활동참가율은 일반적으로 'M자 곡선' 형태다. 노동시장에 진입하면서 상승했다가 출산·육아로 하락하고, 재진입한 뒤 상승하다 은퇴로 다시 하락하는 과정이다. 30대는 M자 곡선의 첫 번째 하락 구간으로, 은퇴 시기인 60세 이상을 제외하고 경제활동참가율이 가장 낮다.
연구에 따르면 M자 곡선의 중앙부 저점에서의 경제활동참가율이 2012년 52.6%에서 2017년 58.3%, 지난해 61.2%로 증가했다. 저점 도달 연령은 2012년 34세, 2017년 36세, 지난해 38세였다.
3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높아지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었다. 자녀가 있는 여성의 경제활동이 확대되거나, 자녀가 있는 여성의 비중 자체가 감소하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두 가지 요인의 기여도를 추산하기 위해 1983∼1987년생 여성이 30∼34세였던 시기인 2017년과 1988∼1992년생이 같은 나이대에 도달한 2022년을 비교했다.
그 결과 경제활동참가율은 66.2%에서 75.0%로 5년 만에 8.8%포인트(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요인별로는 '자녀 있는 여성의 비중 감소'가 5.3%p를 차지하면서 커다란 기여도를 보였다. '자녀 있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도 3.9%p 높이는 데 기여했으며, 기타 요인이 0.4%p 낮췄다.
30대 후반(35∼39세) 연령대도 동일한 분석을 진행했더니 경제활동참가율은 62.1%에서 64.6%로 2.5%p 높아졌다.
자녀 있는 여성의 비중 감소와 경제활동 확대의 기여도가 각각 2.6%p, 3.9%p였으나, 코로나19 당시 보육·교육시설의 운영 중단 등 기타 요인이 4.0%p를 깎았다.
김 연구위원은 "30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가 저출산 현상의 심화와 함께 진행됨에 따라 장기적으로는 경제 성장세 둔화, 연금 재정 및 정부 재정 악화 등의 심대한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가정 양립에 대한 지원을 지속해 출산 육아기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과 출산율이 함께 상승할 수 있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 방안으로는 “육아기 근로 시간 단축제도, 유연근무제 등의 제도와 함께 가족 친화적인 근로환경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