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기옥시아 합병 불발 WD, 플래시메모리 부문 분리

데이비드 게클러 CEO 실적발표회서

"현 시점에서 가장 실행 가능한 대안"

HDD·플래시메모리 2개 내년말까지

합병관련 "진행돼온 모든 논의 종료"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 일본 ‘기옥시아(구 도시바 메모리)’와의 합병 불발 후 낸드플래시 메모리 부문을 분리하기로 했다. 이는 WD의 지분을 쥔 행동주의 투자자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요구해 온 것으로 이에 따라 WD는 회사를 기존 주력인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사업과 플래시메모리사업 두 개로 분리하게 된다.



3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데이비드 게클러 WD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열린 투자자 대상 실적 발표 및 설명회에서 “현 시점에서 가장 실행 가능한 대안”이라며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이 같은 사업 분할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HDD 사업은 계속 WD 명칭을 사용하며 주로 클라우딩 컴퓨팅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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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세계 낸드플래시 메모리 2·4위인 기옥시아와 WD(반도체 메모리 부문)는 합병을 추진해 왔으나 세계 3위이자 기옥시아 간접 출자자인 SK하이닉스로부터 동의를 얻지 못한 데다 기옥시아 최대주주 베인캐피털과도 여러 조건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이 불발됐다. 게클러 CEO는 이날 기옥시아와의 통합 협상에 대한 애널리스트의 질문에 “전략적인 검토가 완료되고, 그 일환으로 진행돼 온 모든 논의가 종료됐다는 것을 명확하게 해두고 싶다”며 사실상 협상 종료를 시사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사업 분리에 대해서는 “WD의 진화에 있어 올바른 다음 단계로 주주 가치를 이끌어낼 수 있다”며 “다른 전략적 선택이 나오면 그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HDD 사업을 주력으로 하던 WD는 2016년 샌디스크(SanDisk)를 인수해 플래시메모리 사업으로 영역을 넓혔다. 제품 구성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였지만, 사업 간 시너지는 충분히 발휘되지 못했고, 특히 코로나19 이후 플래시메모리 수요가 급감하면서 수익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만도 고조됐다. 지난해 5월에는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 등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경영 자원이 분산돼 본래 기업가치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며 사업 분리를 요구하고 나섰다. 규모에 의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WD는 2021년부터 기옥시아와의 합병을 돌파구로 모색해 왔으나 관련 논의가 최근 불발되면서 회사는 결국 사업 분리 카드를 선택하게 됐다.

엘리엇은 성명을 통해 WD의 사업 분할 방침에 지지 입장을 밝혔다. 플래시 메모리 사업부에 대한 수년 간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평가가 반영되면서 WD 주가도 10% 가까이 상승했다.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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