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2022년 사이 2차전지, 신재생에너지 등 신사업을 발표한 상장사 중 실제 매출실적이 있는 회사는 10곳 중 2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사업에 대한 조직·인력 구성이나 연구·제품개발 등 추진 현황이 있는 회사도 36%에 그쳤다. 금융당국은 상당수 회사가 신사업을 발표한 후에도 진행실적이 없는 점을 감안해 사업진행 공시내용을 면밀히 살펴 투자 판단을 내릴 것을 당부했다.
금융감독원은 31일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신사업 진행상황 공시 점검 및 사업진행 실태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최근 3년간 정관에 사업목적을 추가·삭제·수정한 내역이 있는 상장사 1047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내용이다.
점검 결과 최근 3년간 사업목적을 추가한 상장사 중 공시 작성기준을 모두 지킨 곳은 절반(516사)에 그쳤다. 나머지는 최소 1개 이상 세부 점검항목에서 미흡한 점이 발견됐다. ‘사업 추진현황 및 미추진 사유’와 ‘사업 목적 변경내용 및 사유’의 미흡률이 35% 이상으로 집계됐다.
한편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증시에서 이슈가 된 2차전지, 신재생에너지, 인공지능(AI), 로봇, 메타버스, 가상화폐·NFT, 코로나 등 7개 테마업종과 관련된 신규 사업목적을 추가한 상장사는 233사로 이들의 올해 6월까지 사업 추진현황을 분석한 결과 실제 사업을 추진한 내역이 있는 회사는 104개사(45%)에 불과했다. 나머지 129개사(55%)는 사업 추진내역이 전무했다. 이들은 공시엔 버젓이 신사업을 추가해놓고도 추진 역량이 부족하거나 경영환경의 변화 등을 이유로 관련 사업을 전혀 진행하지 않았다. 추가한 테마업종이 많은 회사일수록 사업 추진 비율은 급감했다.
추진 현황이 존재하는 기업 중에서도 실제 해당 사업과 관련한 매출이 발생하고 있는 곳은 47사(45%) 뿐이었다.
미추진 기업들은 대체적으로 재무·경영 안정성이 낮고 내부통제 등 문제점이 노출된 기업이 많았다. 최근 3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 중인 기업이 43%에 달했고 최대주주가 변경되는 전후 과정에서 해당 사업 목적을 추가한 경우도 36%나 됐다. 심지어 신사업 발표 직후 주가가 급등하자 최대주주 관련자가 전화사채(CB) 행사 후 주식을 매도하고 사업 추진을 철회하는 등 허위 신사업을 이용한 부정거래 정황도 일부 확인됐다.
금감원은 기재부실이 심각한 회사를 중심으로 재점검을 실시하고 이들이 제출하는 공시서류에 대한 심사도 강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불공정거래 혐의가 포착된 종목에 대해서는 철저한 조사 후 혐의 적발시 엄중 조치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투자자는 관련 공시를 통해 회사가 실제 신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투자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향후 제출되는 정기보고서를 통해 실제 사업 추진 여부와 경과 등을 주기적으로 확인해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