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초거대 인공지능(AI) ‘믿음(Mi:dm)’을 선보인다. KT는 경량 모델부터 초대형 모델에 이르기까지 총 4종의 모델을 제공해 기업의 규모와 사용 목적에 맞게 완전 맞춤형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이번 믿음 출시를 계기로 기업전용 거대언어모델(LLM)을 사업화하고 새로운 AI 혁신 사업을 발굴하는 등 기업간거래(B2B)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KT는 31일 서울 서초구 KT 연구개발센터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초거대 AI ‘믿음’의 출시를 알렸다.
KT는 초거대 AI를 활용하고 학습하고자 하는 모든 기업에게 믿음의 파운데이션 모델(Foundation Model)을 개방한다. 이를 위해 ‘KT 믿음 스튜디오(KT Mi:dm Studio)’라는 전용 포털을 열어 고객에게 편리한 개발 환경을 제공할 예정이다. 파운데이션 모델이란 방대한 데이터셋으로 학습한 초거대 AI 핵심 기반 모델로 오픈 AI사의 자연어 처리 모델 GPT가 대표적이다. 보다 복잡한 기술의 구현이나 시스템의 구축을 위해 기업에서 원하는 형태로 미세조정을 거쳐 다양한 AI 응용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다만 초거대 AI를 사용하고 싶지만 수십억에서 수천억에 달하는 파라미터 모델을 직접 만들 여력이 없는 대다수 기업들의 경우 기존에 공개된 파운데이션 모델을 튜닝해 활용하는 방법이 가능하다. 하지만 보안 우려와 함께 기존 상업용 파운데이션 모델은 풀 파인 튜닝(FFT)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KT는 이런 기업 고객들의 수요에 맞춰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 믿음을 개방했다.
여기에 기존 대비 약 27% 가까운 GPU 학습 비용 절감이 가능한 KT클라우드의 HAC(Hyperscale AI Computing) 서비스, 추론 비용을 기존 대비 50% 절감한 리벨리온의 NPU 인프라 등 ‘AI 풀스택’을 맞춤형 통합 패키지로 함께 제공할 예정이다.
KT 믿음은 신뢰 패키지(Reliable Package)를 제공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간 생성형 AI가 폭넓게 사용되는데 가장 큰 장애물로 여겨진 문제점은 ‘AI의 환각 답변(할루시네이션)’이었다. KT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검색과 추론, 답변 모든 단계에서 신뢰성을 높일 세 가지 기술을 개발해 믿음에 적용했다. 다큐먼트 AI(Document AI), 서치 AI(Search AI), 팩트가드 AI(FactGuard AI) 등이다. 이로 인해 할루시네이션 현상을 일반 생성형 AI 서비스 대비 최대 70% 가까이 줄일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KT의 70억 파라미터 규모의 경량 모델은 한국어 LLM 평가 리더보드인 ‘Open Ko LLM’에서 최상위를 기록했다. ‘Open Ko-LLM’은 역사 왜곡이나 형태소 오류, 환각, 혐오 표현 등 광범위한 항목을 평가하고 AI가 주어진 조건에 대해 생성해 낸 결과물이 한국어 사용자의 일반 상식에 부합하는지를 평가한다.
KT는 이번 믿음 출시를 계기로 기업전용 LLM 사업화, 새로운 AI 혁신 사업 발굴 등 B2B 시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후 글로벌, 제조, 금융, 공공, 교육의 5대 영역으로 초거대 AI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스타트업 개방 생태계를 통해 초거대 AI 기반 비즈니스 혁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KT는 기업전용 LLM 사업화에 ‘업스테이지’, 교육 영역에선 ‘콴다’와 ‘에누마’, 기업용 업무 개인비서 영역에는 ‘비아이매트릭스’ 등 다양한 스타트업들과 ‘믿음’을 활용한 AI 사업모델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국내 및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
출시 이전부터 금융권, 지자체, 기업솔루션 등 100개 이상의 기업과 기관에서 믿음을 활용하기 위해 KT와 사전에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22일 태국 자스민 그룹과 함께 국산 초거대 AI 믿음을 활용한 태국어 대형언어모델 구축 및 동남아 공동 사업화 협력 추진을 밝히며 글로벌 시장 확장 가능성을 증명했다.
한편 KT는 AICC와 지니TV, AI통화비서 등 기존 AI 사업들의 인공지능을 ‘믿음’으로 고도화하고, KT의 무선서비스, IVI, 로봇 등에도 초거대 AI를 적용한 사업화를 계획하고 있다. 기존 서비스가 룰베이스(Rule Based) 모델을 통해 정해진 답변만을 제공하는 한계가 있었지만, 앞으로는 생성형 AI의 창의적 답변에 신뢰성 있는 정보를 더해 제공하게 된 것이다.
또 내부 업무 프로세스와 고객서비스도 대폭 개선한다. 실제로 믿음을 시범 적용한 KT 콜센터에선 봇 인식률 5% 개선, 후처리 속도 20% 및 지식 구축 속도 30% 향상 등 다양한 부분에서 성능 개선 효과를 보였다. 앞으로 금융과 통신영역, 지니TV 마케팅, 시니어와 육아상담 등의 영역에서도 믿음을 적용한 업무 프로세스 개선이 진행될 예정이다.
KT AI/DX융합사업부문장인 송재호 부사장은 “초거대 AI 시장은 세계적 빅테크 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참여하며 급격한 디지털 혁신이 진행되고 있다”며 “KT는 차별화된 초거대 AI 모델을 개방하고 대한민국이 디지털 전환을 주도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