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내년 초 공개할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S24’ 시리즈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스스로 탑재해 성능을 크게 높인 이른바 ‘AI 스마트폰’이 될 전망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갤럭시S24 언팩(신제품 공개 행사)을 개최, 현지 빅테크들 앞에서 AI 경쟁력을 뽐낼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갤럭시 언팩(신제품 공개 행사) 현장. 사진 제공=삼성전자삼성전자는 31일 올해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AI 기술이 제시하는 중요성과 가능성을 인식 중이며 이를 당사 (스마트폰 등) 단말에 새로운 경험으로 구현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며 “고객들이 사용하는 핵심 기능에 AI를 적용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혁신적인 경험을 내년부터 제공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는 갤럭시S24가 생성형 AI를 포함한 고성능 AI 모델을 자체적으로 탑재한 ‘온디바이스AI’로 출시될 것이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현재 대부분의 스마트폰은 외부의 슈퍼컴퓨터가 연산한 데이터를 클라우드를 통해 송수신하는 방식으로 AI 기능을 구현한다. 반면 온디바이스AI는 스마트폰의 두뇌칩(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에 AI 모델을 탑재함으로써 외부와의 연결 없이도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챗GPT 등장을 계기로 고조되는 개인정보 유출 우려와 데이터 송수신을 위한 클라우드 비용을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애플과 구글 등 경쟁사도 최근 기술 개발과 투자를 통해 온디바이스AI 전략을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도 이날 “클라우드 기반 생성형 AI는 풍부한 서비스를 폭넓게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실제 사용하는 단말의 특성을 반영하기는 어렵다”며 “온디바이스AI 솔루션은 단말의 인풋(입력) 데이터나 사용패턴을 활용해 제품 특성에 맞게 정교하게 튜닝이 가능하다”고 기존 대비 온디바이스AI의 장점을 소개했다. 회사는 그러면서 “스마트폰이 AI의 가장 중요한 접점으로 보고 있다”며 “온디바이스와 서버 기반의 하이브리드(혼합형) AI 기술을 준비 중이며 모바일 기기가 제공하는 새로운 기준을 정의할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이달 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삼성 시스템LSI 테크데이 2023’을 열고 갤럭시S24에 들어갈 신형 AP ‘엑시노스2400’을 공개하면서도 AI 성능을 전면에 내세웠다. 회사는 “전작인 엑시노스2200보다 AI 성능이 14.7배 향상됐을 뿐 아니라 생성형 AI 기반으로 문자를 이미지로 변환하는 기술도 탑재됐다”고 소개했다. 병행 탑재되는 퀄컴의 AP ‘스냅드래곤8 3세대’ 역시 최근 공개 행사에서 AI 성능이 강조됐다.
삼성전자가 이 같은 AI 스마트폰을 샌프란시스코에서 데뷔시키려는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8월 폴더블폰 ‘갤럭시Z플립5’와 ‘갤럭시Z폴드5’ 언팩을 서울에서 열었지만, 갤럭시S24 언팩은 다시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하기로 내부적으로 정하고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본지 10월 12일 '삼성, '애플 안방'에서 '갤럭시S24' 공개한다[양철민의 아알못]' 기사 참고). 샌프란시스코는 빅테크가 몰려있고 애플 본사가 있는 쿠퍼티노를 포함한 실리콘밸리 인근인 만큼, 삼성전자가 AI 기술력을 과시할 안성맞춤 무대라는 해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차기 스마트폰에 AI를 탑재할 것이라고 암시한 만큼 언팩에서는 사용자경험(UX)을 포함해 구체적으로 어떤 기능을 담았는지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AI 강화를 통해 모바일 사업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및 네트워크(NW) 사업부는 올해 3분기 3조 3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1.9% 늘었을 뿐 아니라 반도체(DS) 부문의 적자를 상쇄하며 회사 실적을 견인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3과 폴더블폰이 판매 호조를 보인 만큼 4분기와 내년에도 프리미엄(고급형) 판매 전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