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선은 (서로 다른 문화·신념·철학을 가진 집단이 충돌하는) 문화 전쟁(Culture War)이 될 것입니다.”
1년 앞으로 다가온 미 대선이 미국인들의 삶의 가치가 충돌하는 ‘문화 전쟁’ 양상으로 전개되고 ‘2개의 전쟁’에 따른 경제 문제가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대표가 30일(현지 시간) 전망했다. 지난 30년간 한인 유권자 운동을 주도해온 김 대표는 연방의회를 비롯해 미 정치권 사정을 가장 잘 알고 있는 한인 인사로 꼽힌다.
김 대표는 이날 워싱턴특파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내년 미 대선이 성소수자·낙태·교육·이민 등 주요 이슈들을 놓고 진보 세력과 보수 세력 간의 문화 전쟁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 전쟁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는 과거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백인과 기독교 유권자층 표심을 얻기 위해 펼쳤던 ‘남부 전략’과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닉슨 전 대통령의 남부 전략은 인종적으로는 백인, 종교적으로는 기독교 가치를 가진 사람이 미국의 주류가 돼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하는 남부 지역 백인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것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출마했던 2016년과 2020년 대선 캠페인에서 계속 활용됐다.
김 대표는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간의 ‘리턴 매치’에서는 현시점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우위를 점쳤다. 하지만 앞으로 1년간 바이든 대통령이 안고 있는 리스크가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더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바이든의 가장 큰 리스크는 경제”라면서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 전쟁이 증시에 영향을 주고 유동성 잔치가 끝난 미국인들이 불황을 실감하게 되면 지지율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흔들리지 않는 콘크리트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면서도 “예비선거와 함께 트럼프에 대한 재판이 진행된다는 점, 막대한 법률 비용과 선거 비용이 동시에 소요된다는 점은 트럼프의 선거 완주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