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청조(27)씨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했다는 펜싱 국가대표 출신 남현희(42)씨의 주장을 믿기 어렵다는 범죄심리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가스라이팅은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그 사람이 자신을 스스로 의심하게 만듦으로써 타인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31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남씨와 전씨의 상반된 주장에 대해 언급했다.
전씨는 전날 채널A ‘뉴스A’와의 인터뷰에서 “남현희는 지난 2월부터 내가 재벌 3세를 사칭했던 것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자신이 재벌 3세가 아니라는 사실을 남씨가 알았다는 전씨의 주장에 대해 남씨는 뉴스A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3일 잡지사 인터뷰가 보도된 뒤에야 알았다”고 못박았다.
남씨는 지난 26일 공개된 잡지사 인터뷰에서는 “전청조가 준 임신테스트기만 두줄이 나왔다. 전부 두 줄이 나오니 (임신) 확률이 높겠구나 했다”며 “내가 임신한 줄 알고 있었다”면서 전씨로부터 임신 가스라이팅을 당했다고 털어놨다.
이와 관련해 이 교수는 “언론은 전청조만을 주목하고 있다. 이게 이 사건의 가장 큰 미싱한 포인트라고 보인다”며 “남현희가 어떤 경위로 전씨를 만나서 이렇게까지 의존하게 됐느냐. 남현희가 정말 이렇게 판단 능력이 전혀 없이 의존하는 사람이냐고 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고 짚었다.
이어 “이 사람은 (펜싱) 국가대표이기에 나름대로 의사결정 능력이 월등했을 것이다”며 “지금 남현희가 주장하는 건 원래 남현희의 모습과 되게 다른 내용이다”면서 남씨가 전씨의 사기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이 교수는 특히 “가스라이팅은 아무 때나 일어나는 게 아니다. 굉장히 피해자들의 취약성이 있어야 일어난다”며 “(남현희는) 사회로부터 전혀 분리되지 않았고 친정 식구들과 아무 때나 만날 수 있고, 사업하는 여성인데 과연 전청조 같은 인간에 의해 가스라이팅 될 수 있느냐? 백 번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또 “두 사람 관계 속에서 아직은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성폭력 사건에 좀 더 주목해야 되는 것 아닌가”라며 “남현희가 운영하는 펜싱아카데미에서 벌어진 성폭력 사건과 전청조 사건과의 연관성을 파헤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 교수는 “(펜싱아카데미에서 벌어진) 사건 진행 중 남현희의 이혼도 있었고 이혼한 전남편 사이에는 아이도 있다. 양육권 다툼도 있었을 것”이라며 “(남현희에게) 굉장히 복잡한 시점이 2022년 12월에서 2023년 1월 사이에 일어난 것 같다”고 짚었다.
지난 23일 공개된 잡지사의 인터뷰에서 남씨는 “전씨가 지난 1월 먼저 연락해 왔다”면서 “비즈니스 업무로 인해 급히 펜싱을 배워야 하는데, 대결 상대는 취미로 펜싱을 오랫동안 해왔던 사람이라고 했다. 꼭 이기고 싶다면서 저한테 레슨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