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단기간에 분양가가 급상승한 데 따른 피로감이 쌓이며 청약시장에서 '옥석 가리기'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서울 대단지 아파트라도 시세차익 여부가 불투명하면 1순위 마감에 실패하거나 미계약이 발생하며 ‘완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이문아이파크자이' 1순위 청약에서 총 787가구 공급에 1만3280명이 청약해 평균 경쟁률 16.87대 1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17개 주택형 가운데 3개 주택형(59㎡E·전용 84㎡D·전용 84㎡E)는 1순위에서 모집가구 수를 모두 채우는 데 실패하며 이날 2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당첨자를 포함해 모집 가구 수의 5배수 이상을 채워야만 1순위 청약에서 마감된다. 단 펜트하우스인 전용 102㎡P에는 1가구 모집에 130명이 청약해 130대 1을 기록했다.
지하철 1호선 외대앞역 초역세권에 들어서는 이문아이파크자이는 지하 6층~지상 최고 41층, 25개 동, 총 4321가구 규모로 지어지는 매머드급 아파트다. 앞서 분양한 '래미안라그란데' 보다 역에서 가까워 입지 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췄다.
그럼에도 1순위 마감에 실패한 데는 급격히 오른 분양가가 원인으로 꼽힌다. 이문아이파크자이의 전용 84㎡ 기준 최고 분양가는 13억229만원으로 두 달 전 래미안라그란데(10억9900만원)보다 1억원 이상 올랐다. 지난 4월 인근에서 분양한 '휘경자이디센시아'가 9억7600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반년 만에 3억 원 이상 분양가가 뛰었다.
전문가들은 최근 주택 시장의 전망이 불투명해진 만큼 수요자들이 시세차익이 확실치 않은 단지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줄었다고 평가했다. 앞서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던 광명·수원 등에서 1순위 마감에 실패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지난달 17일 ‘트리우스 광명’은 1순위 청약에서 517가구 모집에 2444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4.7대 1을 기록하며 1순위 마감에 실패했다. 같은 날 청약을 받은 ‘힐스테이트 수원파크포레’의 경우도 431가구 모집에 218명 신청해 평균 경쟁률이 1을 밑돌았다.
‘청약 불패’로 불렸던 서울 분양시장에서도 미계약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서울 동작구 ‘상도푸르지오클라베뉴’와 서울 구로구 ‘호반써밋개봉’은 1순위 마감을 했지만 주변 시세보다 1~2억 가량 비싼 고분양가로 인해 계약 포기 사례가 대거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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