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모교이자 세계 최고 대학 중 하나로 손꼽히는 칭화대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한국인 학생들 사이에서도 김포시 서울 편입 논란은 뜨거운 감자였다.
한·중 관계 발전과 광역지방정부 차원의 교류 강화를 위해 중국을 방문 중인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2일(현지시간) 두 번째 방문지인 베이징시의 하이덴구 칭화대학교 캠퍼스 인근 패스트푸드점에서 한국 유학생 30여 명과 햄버거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만남은 칭화대 한국유학생회 중 한 명이 김 지사가 중국 방문에 나섰다는 뉴스를 접한 뒤 김 지사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만남을 요청하면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한중관계 개선 방안, 지역화폐, 미래성장기술 지원 정책 등 다양한 분야한 질문이 쏟아진 가운데 칭화대 정보디자인과 2학년 김여진 학생은 정부 여당의 제안으로 불거진 김포시 서울 편입 논란과 관련한 김 지사의 입장을 물었다. 도가 추진하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와의 연관성도 언급했다.
고양시 출신이라고 밝힌 그는 “고양시와 파주의 경우는 교통, GTX 문제 등이 해결이 안 됐다”며 “단순히 서울시로 편입된다고 해서 서울시 세금이 과연 지역을 위해 쓰일까 하는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도 낙후된 곳이 많다. 도시 계획과 정책을 공부하다 보니 포화상태인 서울에 군포시가 들어가는 것이 맞는지. 도쿄도(道)처럼 (메가시티를)하자는 얘기가 있는데 우리나라는 일본처럼 면적이 크지 않아서 이해가 안 된다. 정치권에서 표를 위해서 그랬다면 시민 입장에서는 매우 혼란스럽다”고 지적했다.
자동화공학과에서 공부하고 있다는 4학년 김지희 학생도 “현재 칭화대 한인 학생들 사이에서도 김포시 서울편입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며 “아무래도 경기도 거주 학생들이 많아보니 그런 것 같다. 나도 하남시에 거주하고 있어서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경제와 민생은 뒷전이고, 국민갈라치기를 하더니 국토 갈라치기까지 하고 있다”는 전날 방문지 랴오닝성 선양에서의 발언을 상기했다.
김 지사는 “워낙 민감한 문제가 됐고, 지금 외국 나온 상태인데 제 입장에서는 중국과의 외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여당의)의도가 뭘까. 그동안의 추구했던 국토균형 발전을 생각했을 때 실현 가능성에(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자신이 추진하고 있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의 규모와 미래 가능성에 상당 시간을 할애해 설명한 뒤 각종 규제에 얽매혀 낙후된 경기북부 도약을 위해 매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 지사는 안산시 출신으로 지역화폐 존폐논란에 혼란스럽다는 항공우주과 재학생의 질문에는 “정책에 있어 가장 나쁜 것은 일관성, 예측가능성이 없는 것이다. 정책을 바꾸려면 일관성을 해치는 데서 오는 정책 전환비용을 감안해야 한다”면서 “경기도는 작년에도 삭감됐던 지역화폐 예산을 모두 살렸다. 국회에서 최대한 살려보겠다. 올해 수준의 지역화폐 발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김 지사는 한국사회 여러 분야 중에서도 정치 분야가 가장 진입장벽이 높다고도 비판했다. 그는 “제대로 된 시장이라면 대기업이 있더라도 작은 기업이 들어가서 혁신을 해서 국민에게 혁신적인 상품을 제공해야 한다”며 고착화된 양당정치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
이날 마련한 성호태 칭화대 한국유학생회 회장은 “지사님과 깊은 대화를 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많아 자발적 만남을 추진했다”며 “즉흥적인 요청에 응해줘서 고맙다. 지사님이 갖고 계신 한중 관계에 대한 의견에 공감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김 지사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낸 전예형 학생은 “꼬마 외교관으로 사명을 갖고 학교 생활을 하고 있다”면서 “중국에서 활동하는 김 지사님에게 학생들의 응원을 보내고 싶어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한편 칭화대는 중국 정부의 과학기술 육성 정책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이공계 주력 연구 중심 국립 대학이다. 시진핑 주석의 모교로, 중국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