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親韓)’ 도시인 중국 장쑤성 옌청시가 한국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며 한국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1일 베이징에서 항공편으로 도착한 옌청시 난양국제공항에는 중국어와 함께 한글이 혼용 표기된 모습이 이채로웠다. 옌청경제개발구의 도로 표지판에 때로는 오역한 한글이 눈에 띄기도 했지만 중국어와 한글이 병기된 모습에서 한국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었다.
옌청은 장쑤성 3선 도시에 불과한 곳이지만 기아, SK온, 모비스 등 한국 대표 기업들이 투자한 지역이다. 이들 기업은 옌청시의 주력 산업 중 하나인 자동차 분야의 밸류 체인을 완성하며 현지화에 성공한 대표기업으로도 꼽힌다.
옌청에 둥지를 튼 한국 기업은 중국 젊은이들에게도 취업 희망 1순위다. 모비스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다른 기업들은 주말에도 하루는 출근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모비스는 그렇지 않다”며 “급여도 다른 기업들보다 높아 인기가 좋다”고 웃어 보였다. 한국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고 청년 취업난 해소에도 일조하는 셈이다.
최근 양국 혐오감이 생기는 등 관계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옌청시는 적극적으로 한중 관계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지난해 문을 연 한중문화교류센터다. 이곳에는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이 마련됐다. 올해 5월 1일에는 옌청시가 도시 랜드마크 프로젝트로 조성한 중한문화광장도 문을 열었다.
2014년 10월부터 조성 계획을 세운 KK파크는 한국의 동대문을 모티브로 한 상점가와 놀이공원을 결합한 일종의 한국 체험 테마파크다. 개장 1년여 만에 방문객 400만 명을 기록했고 최근 옌청시의 ‘핫플’로 떠오르는 곳이다. 불고기·떡볶이 등 한식을 파는 식당이 영업 중이고 간판과 안내 등에도 자연스럽게 적힌 한글을 찾아볼 수 있었다.
옌청시는 한국 기업 투자 유치를 위한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3일 개막한 제5회 중한무역투자박람회가 그것이다. 7일까지 열리는 이번 박람회를 통해 옌청시는 한중 양국의 경제·무역 교류를 위한 협력을 이어갈 예정이다. 2019년 첫 개최 이후 참가 업체, 바이어, 관람객 수가 누적 10만 명을 넘었다. 무역 거래액은 약 70억 달러, 계약 프로젝트 191개, 총 투자액 2700억 위안을 기록하며 영향력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처음 오프라인으로 개최되는 올해 행사에는 양국 주요 정부 관계자와 기업인들이 대거 참여했다.
쉬쿤린 장쑤성 성장은 축사를 통해 “‘봄에 씨를 뿌리고 가을에 수확한다’는 말이 있다”며 “옌청 산업단지를 통해 한국과 협력을 추진하고 있고 상당히 다양한 성과를 거뒀으며 앞으로도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하고 상호 우의를 증진해 상생하고 윈윈하는 기회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이번 박람회에서도 한중 양국은 총 36개의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했고 그중 현장에서 중요 프로젝트 20개에 대한 합의를 이뤄냈다. 투자금이 100억 위안을 초과하는 프로젝트가 5개, 총 투자액은 1200억 위안을 넘었다. 글·사진(옌청)=김광수특파원